(사진=대전CBS)
최근 충남 금산의 한 화학 공장에서 유출된 불산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 마을 주민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06. 06 충남 금산 불산 누출…피해 늘어날 듯)9일 오전 11시쯤 상태가 악화된 A씨는 불산 담당 병원으로 지정된 병원 중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한 불산 지정 병원을 부랴부랴 찾았다.
하지만 A씨는 그곳에서 아무런 조치도 받을 수 없었다.
◇ 금산 불산 지정병원 "불산 환자 신청받지 마라"
불산 환자인 A씨가 금산의 불산 지정병원 의사에게 들어야 했던 말은 "우리 병원에서 불산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뿐이었다.
A씨는 아무런 응급처치 조차 받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하며 멀뚱멀뚱 앉아 있어야 했다.
게다가 이 병원 의사는 A씨를 앞에 두고 원무과 직원에게 "불산 이상자를 더는 받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
이 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현재 병원에서 불산 환자를 받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불산 환자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도 없고 불산 환자에게 처치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대전의 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병원이 아픈 사람들 치료하는 곳이 아니냐"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해도 입원을 시켜서 위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금산군, 더는 치료비 못 준다더라"불산 유출로 인해 심신의 고통을 받는 주민들은 9일 또 다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8일까지 불산 치료 병원 영수증을 면사무소에 제출했지만, 9일부터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황규식 이장은 "면사무소에서 예비비로 대던 치료 비용을 오늘부터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후 주민대책비대위와 화학 공장 간 협상이 진행되면 그때 공장에 청구하라는 건데 언제 협상이 돼서 비용 청구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또 황 이장은 "공장은 폐쇄하지 않겠다고 하고 병원은 우리를 치료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제는 금산군까지 이렇게 치료비에 대해 통보만 하면 우리는 어떡하라는 거냐"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금산군 보건소 관계자는 "치료비를 대주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예비비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비비 총액까지는 계속 지원을 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예비비를 다 쓴 이후 치료비 등 비용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우선 군 차원에서도 예비비로 쓴 비용을 공장에 구상권 청구를 할 것"이라며 "예비비를 다 쓴 이후에는 마을의 비대위와 공장 간에 상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