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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당선인] '피닉제' 잡은 김종민 "설득의 정치? 공감의 정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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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당선자가 국회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모든 언론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 만들었던 4.13 총선 결과 중에서도 가장 의외의 결과로 꼽혔던 지역이 충청남도 논산·계룡·금산이다. 20대 총선에서 7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정치적 무명에 가까웠던 김종민 당선자에게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심심찮게 불사조에 빗대어 '피닉제(피닉스+이인제)'로 불렸던 이 의원이었기에 김 당선자는 언론에서 '피닉제를 잡은 사나이'로 순식간에 유명세를 타게 됐다.

국회에서 처음 만난 김 당선자는 '피닉제를 잡은 사나이'답게 당당한 체구에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녹색 깁스를 한 손이 먼저 눈에 띄었다. 물어보니 당선 사례로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하다 보니 인대가 늘어났다는 시원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논산·계룡·금산은 선거 당일까지 누구도 김 당선자의 우세는 커녕 접전조차 예상치 못했던 지역이었다.

"구도로 보면 선거가 거의 끝났다고 할 정도로 이인제 의원이 유리했어요. 4년 동안 이인제 의원이 여권의 실세가 됐잖아요. TV에 거의 매일 나오고… 그런데 이번 선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바꿔야 된다' 그런 여론이 무지하게 높았죠. 나는 '불리한 구도지만 민심은 상당히 유리하다.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생각하고 부딪혔죠"

그러나 김 당선자가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시 자유선진당 이인제 의원과 맞붙어 불과 2.51%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신승'을 거둔 것이 결코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이 4년전 하고 비교해 보면 구도 자체가 완전히 거꾸로였었죠. 4년 전에는 보수정당이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으로 갈라져 있었고 야당은 민주통합당으로 단일화돼 있었고… 그때는 제가 출구조사에서 이겼는데 막상 개표에서는 졌어요. 이번에는 보수정당은 새누리당으로 단일화됐는데 야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또 갈라지고, 출구조사 보니까 1%포인트 지는 걸로 나왔는데 개표 결과는 1%포인트 이겼어요."

당연히 이기는 줄 알았던 선거에서 당한 뜻밖의 패배는 혈기 왕성했던 젊은 정치 지망생에게 큰 시련을 안겨다 주었다.

"사람들이 내 앞에서는 잘 대해줘요. 그런데 마음을 안줬던 거지. 처음에는 그걸 몰랐어요. 첫 선거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인제를 바꿔야 한다', '안희정 때문에…', '민주당이 좋아서…' 나한테 표를 줬던 건데, 정작 사람들이 나에 대한 신뢰나 지지가 없었더라고… 거기에서부터 시작을 한거죠."

(사진=윤창원 기자)

 

정치부 기자로 시작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최연소 청와대 대변인, 충청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하며 반평생을 '정치판'에서 지내왔던 그였지만 공직선거 경험 한 번 없이 지난 19대 선거일 6개월 전에 '덜렁' 지역으로 내려왔던 터였다. 어떻게 보면 그 마음 얻기 힘들다는 충남, 거기서도 보수색이 강하다는 논산·계룡·금산이 쉽게 마음을 열어줄리 만무했다.

하지만 그 4년간의 '와신상담'이 스스로의 정치철학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김 당선자는 회고했다.

"제가 청와대와 충남 정무부지사 때까지는 설득을 잘하는게 정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역에 있어보니까 설득이 아니더군요. 정치의 핵심은 설득이 아니더라구요."

김 당선자가 4년간의 지역생활에서 새롭게 깨달은 정치의 본질은 '공감'이었다.

"저는 처음에 설득을 많이 했습니다. 경로당 가면 '김대중, 노무현이가 김정일에게 퍼주기를 해서 김정일이가 핵무기 만든거 아니냐' 제가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을 했는데 제가 답답하죠. 그래서 설득을 했어요 '사실관계가 그게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오래 설득해보고 안되고 답답함이 쌓이다 보니까 그분들 마음을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시각을 바꾸니 답답하게만 보였던 그들의 속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분들이 김대중, 노무현이 퍼줘서 핵개발이 됐다는 증거가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6.25를 겪은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너무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더라구요. 그런 답답한 마음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자세가 되면 굳이 김대중, 노무현을 욕하지 않아도 대화가 될 수 있는데 그런 말에만 집착하게 되면 사실관계가 어떻든 마음을 서로가 교감할 수가 없게 되는거에요."

그가 현장에서 만나 본 정치는 그저 옳은 생각을 하고 설득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이상 속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현역 의원도 아닌 평범한 일상인이었지만 공감을 앞세우면서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가 경로당 가면 뭐라고 욕을 하시잖아요. 예전에는 논쟁을 했어요. 설득을 했어요. 지금은 그렇게 안하죠. '아버님 잘 알겠습니다' 그것도 형식적으로 하면 들켜요. 아버님들이 그냥 혼내고 말아요. 그런데 '알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 마음이 상한 것에 대해서 내가 동의해주고 시작을 하자. 동의합니다. 내가 그거를 옳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어르신 심정이 그렇게 화날 수 있다는 점에 동의를 하고 시작하면 제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미운 민주당에 있어도 들어줍니다. 그래서 대화가 넓어지는거에요."

그가 4년간의 현장정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곧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서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통합돼서 에너지를 발휘하는게 민주주의인데, 그게 아직 안되고 있어서… 그것이 되도록 만들어 내는게 핵심이죠. 안희정 지사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숙제를 가장 철저하게 자각하고 잘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봅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제 국회의원 김종민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다. 이 때쯤이면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당선자들이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고민들이 몇 가지 있다. 처음으로 어떤 상임위원회에 지원할 지도 그 중 하나다. 농촌지역인 지역구 특성상 농수산위원회 정도의 예상을 하고 있던 기자에게 기재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서민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양극화 문제이기 때문에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정책이 중요하고 국가나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선거때 지역에 서민경제 활성화를 약속했기 때문에 기재위에서 시작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상임위가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특히나 정통한 경제관료 출신들이 빼곡한 기재위에서 기자 출신인 그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청와대 5년동안 대통령이 주재한 거의 모든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기재위 관련 주제가 낯선 편은 아닙니다. 지역 사업 중에서도 여러 부처에 걸친 사업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기재위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초선 국회의원 김종민이 전력을 기울이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우리나라가 3만$, 5만$ 시대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분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소에도 고민을 해왔습니다. 분권을 위해서 입법을 하거나 정치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는게 정치적인 목표입니다. 그것은 지방분권도 있겠고 대통령 권한의 분권도 있겠죠. 일각에서는 개헌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꼭 개헌이 아니라도 방법은 있습니다. 검찰총장 임명제도라던지 방송사 경영진의 임명제도등을 개정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집중된 권한의 분권이니까요. 이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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