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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침입' 공시생, 문제지 훔치려 교직원 사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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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시험 부정행의 의혹, CBS노컷뉴스 보도 사실로 확인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인사혁신처에 5차례 무단으로 침입해 7급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송모(27)씨가 예비시험 문제지를 훔치려고 교직원까지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9일 송씨가 본 시험에 앞서 치러진 지역 응시자 선발시험 문제지를 훔치기 위해 자신이 다니던 학교 교직원을 사칭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지역자체 선발시험에서 평균점수 81점(전국 2등)을 받은 송씨가 본시험에서는 과락을 겨우 면한 45점을 받아 선발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4월8일자 '[단독] 정부 턴 공시생, 지역자체 선발시험도 조작의혹)

경찰은 CBS노컷뉴스 보도 직후, 제주 모 대학 졸업예정자인 송씨가 올해 1월 23일에 치러진 지역 선발시험을 거쳐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응시자로 뽑힌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피다가 송씨로부터 "답안지와 문제지를 훔쳤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해당 대학은 응시자격 시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M학원에 출제를 의뢰했다.

경찰이 송씨에게 출제학원의 존재를 어떻게 알았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은 결과 송씨는 교직원까지 사칭한 걸로 드러났다.

공시생 송모씨가 시험지를 훔친 M학원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공무원시험 카페에서 출제 학원 5곳을 추렸다.

가입자들의 게시글과 학원들의 과거 출제 경험 등을 샅샅이 뒤져본 것.

송씨는 5개 학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합격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교직원 행세를 했다.

결국 송씨가 재학중인 대학으로부터 출제를 의뢰받은 M학원 직원은 "걱정하지 마라, 응답률 등을 곧바로 보내주겠다"고 말했고, 송씨는 M학원이 출제의뢰를 받은 곳으로 특정했다.

송씨는 지난 1월8일 서울로 올라와 해당 학원 내부를 탐문한 뒤 문제지와 답안지가 있는 곳을 확인했다.

또 같은달 10일 정오쯤 다시 학원을 찾아가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

결국 송씨는 이를 이용해 같은 달 23일 학교에서 치른 선발시험에서 평균 81점을 얻어 1위로 응시자격을 얻었다. 2위로 추천된 학생 점수는 57점으로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특히 M학원에서 응시자격 시험을 치른 277명 중 전국 2등이라는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송씨는 지난 3월5일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본 시험에서는 과락(40점)을 간신히 넘는 45점을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M학원 측은 문제지와 답안지를 도난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측이 문제지와 답안지를 1월 9일 늦은 시간에 인쇄소에서 찾아와 사실상 창고로 쓰는 2층 데스크 뒤 강의실에 잠시 보관했는데 다음날 도난당한 것 같다"며 "도난 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 2월 28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5차례나 침입해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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