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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과외' 교수가 '서민정당' 비례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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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진통끝에 '친여 인사' 전면 배치…'퓨전 공천' 논란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심야 격론과 투표 끝에 22일 새벽에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했지만, 정체성 논란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당선이 보장된 '대표 권한 전략공천' 몫에 "새누리당에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들이 전면 배치돼서다.

김종인 대표 몫으로 '순번 15번 이내' 배정이 확정된 후보는 모두 4명. 김 대표 본인과 김성수 대변인을 비롯, 박경미(51)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최운열(65)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다.

김 대표가 당초에도 박 교수를 비례대표 1번으로, 최 교수를 6번으로 지목했던 걸 감안할 때 사실상 두 학계 인사가 이번 4.13총선에서 제1야당의 '정책 간판'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하지만 수학계 '스타 교수'로 꼽히는 박경미 교수의 경우 현 정권에서 교육부 정책자문위원과 대학구조개혁위원을 역임했다. 인문학 위축과 대학 자율성 침해를 들어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해온 더민주의 그간 입장과는 배치되는 행보다.

박 교수는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대학구조조정 공청회에서 "부실 대학 재산을 설립자에게 돌려주는 구조개혁법이 필요하다"고 발언, 새누리당의 입장과 일치된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종인 대표가 '경제민주화' 몫으로 전략공천한 것으로 알려진 최운열 교수 역시 논란이 크긴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한 일간지 기고를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옹호했다는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지난 대선 국면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의 경제 자문 역할을 맡았던 '전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벌 후보'의 경제 과외를 맡았던 이가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겠다"는 더민주의 경제 민주화 선봉에 서게 된 모양새여서다. 최 교수는 대외부총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5년 정 전 대표를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초빙할 정도로 친분도 깊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김은정 간사는 "증권연구원장 등 최 교수의 이력을 보면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합성어)에 우호적인 사람들만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섭렵해온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애써왔는지, 앞으로도 금융개혁과 소비자보호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란 것. 다만 '론스타 먹튀 옹호' 논란에 대해선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란 점에 문제를 제기해온 걸 감안하면 근본 취지를 왜곡했다고 보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폄훼 논란에 휩싸였던 김숙희(62) 서울시의사회장 역시 순번이 크게 밀려나긴 했지만, 보건의료단체들의 철회 요구에도 공천을 유지했다.

김대중정부의 성과로 꼽히는 '건강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을 정면으로 반대해온 인사가 더민주의 보건의료정책을 대표하게 된 건 '아이러니'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은 "김 회장은 건강보험에 기반한 국내 의료를 '사회주의 의료'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의약분업을 부정한 인물"이라며 "보장성 강화나 의료민영화 저지에 동의하지 않는 만큼 사실 새누리당에 걸맞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김종인 대표의 '우클릭 공천'에 따른 더민주의 정체성 논란은 당분간 불가피하게 됐다. 그 결과가 '산토끼'로 불리는 중도층 확보로 이어질지, 아니면 '집토끼'로 여겨온 진보세력 이탈을 불러올지는 이제 22일뒤면 뚜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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