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했다.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10개 중 7개가 중국계다.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LG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소니는 아예 10위권 밖이다. 한국과 일본, 미국 중심이던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건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 내 중국 스마트폰 입지 역시 단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새해 벽두부터 올해 첫 신제품을 중저가로 시작하면서 적극 방어에 나섰다.
◇ 스마트폰 둘 중 하나 '중국폰'…삼성·애플 합친 것보다 中 판매량 많아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10개 업체에 화웨이를 비롯 샤오미, 레노버, TCL, 오포, 비보, ZTE 등 7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은 1위를 지켰지만 출하량과 점유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삼성의 지난해 출하량은 3억 2000만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점유율도 28%에서 25%로 내려앉았다. 프리미엄폰은 애플에 내줬고, 중저가폰은 중국에 밀린 것이다.
지난해 2억 2700만대 아이폰을 출하한 애플은 2위를 유지했다. 삼성과 달리, 출하량은 전년 대비 17.7% 늘었고 시장점유율도 17.5%로 확대됐다.
그러나 애플의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 업체 약진으로 올해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애플은 최근 주가가 14개월 만에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 아이폰 생산량을 30% 정도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도 비슷한 통계와 전망을 내놨다. D램익스체인지 보고서에 따르면 점유율 8.4%의 화웨이와, 5.6%의 샤오미, 레노버(5.4%) 등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40%에 육박한다. 판매 대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합계와 엇비슷한 5억 3900만대를 기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45%가 넘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합산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던 LG는 샤오미에 결국 5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LG의 출하량은 6800만대로 7.9% 늘었지만 중국 업체 성장세가 더 컸던 탓이다. 일본 소니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 일본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점점 하락하는 반면, 저렴한 가격에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이상 성장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화웨이가 점유율을 9.3%까지 끌어올려 삼성전자, 애플과 격차를 더욱 좁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싸구려' 이미지 벗은 중국폰…성능·디자인 '향상' 가성비 '우월'
중국산 단말기 흥행 선두에는 화웨이가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출하량 1억대를 돌파하면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등극했다.
그동안 중국폰이 국내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싸구려' 이미지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각종 고가의 프리미엄 폰을 출시했고, 통신사들은 이들 제품을 필두로 가입자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이같은 고급폰 경쟁 속에 '짝퉁' '불량' 이미지가 센 중국의 저가폰 도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성능과 디자인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를 해왔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싸구려'취급하던 중국 저가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사라지고 있다.
게다가 화웨이는 특허 문제가 발목인 다른 중국업체와 달리 스마트폰의 핵심인 반도체를 직접 개발했다. 화웨이는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손잡고 기린 칩을 생산한 것이다. 또 특허를 피해 해외 시장 눈을 돌린 것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 중국폰 돌풍에 다급해진 삼성·LG…연초부터 중저가폰 출시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