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 IT기업들의 맹공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만 스마트폰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3위로 우뚝 선 화웨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CES 2016)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륙의 실수가 아닌 '실력'을 입증한 샤오미 역시 전략 스마트폰 '미5' 출시와 함께 미국 진출도 검토중이다.
CES에서는 이미 중국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CES에 참가하는 업체 3600여개 중 33%가 중국이다. 3곳 중 1곳이 중국 업체인 것이다. 전시관 면적은 지난해 세 배에 달한다. 분야 역시 TV, 스마트폰을 넘어 드론,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에서 약진하며 패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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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위 화웨이 'Y6' 돌풍·샤오미 '홍미노트3' 본격 상륙
'중국 돌풍'은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을 1억 대 넘게 팔아치웠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GfK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8.3%, 애플은 11.8%, 화웨이는 9.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CES를 통해 프리미엄 모델인 '메이트8'를 선보인다. 단순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아닌 기술력 과시에 무게를 둔 제품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구글과 합작한 넥서스6P, 중저가 주력 제품인 아너5X 등도 공개하며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인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도 중국업체는 무섭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지난 달 단독 출시한 화웨이 'Y6'는 보름 만에 1만대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오픈마켓인 11번에서 구매대행 형태로 판매한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노트'도 별다른 홍보없이도 1만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부터는 온라인쇼핑 사이트인 인터파크도 KT와 프로모션 제휴를 통해 해외 구매대행 방식으로 '홍미노트3'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비록 KT가 판매에 필요한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판매가 잠정 중단됐지만, "샤오미를 견제한 국내 제조업체의 압력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소비자들은 관심도가 높았다.
◇ 존재감 과시 CES전시장 '명당' 꿰찬 中 TV 제조사들CES 2016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소위 '명당'으로 꼽히는 입구쪽 전시관은 중국 TV 제조사인 '하이센스'와 '창홍'이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입구쪽 전시관은 유동 인구가 많아 관심을 끌기에 좋다. 중국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센스는 최근 인수한 일본 샤프의 TV 부문 브랜드력을 활용해 도약의 발판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CES에는 TV 제조업체인 TCL과 스카이워스 등도 출격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일부 업체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저렴하게 공급받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만든 초고화질(UHD) OLED TV를 공개한다.
중국 미디어 콘텐츠 업체인 러스왕(LeTV)은 세계 최대 UHD TV를 선보인다. 러스왕은 콘텐츠 생태계를 활용한 TV를 중국 TV 제조사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러스왕의 TV들은 중국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되는데, 판매 시작 수분내로 매진되곤 한다. 샤오미는 사물인터넷(IoT) 허브를 내장한 스마트TV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 中 '스마트카'·'드론' 전방위 공습 "패권 장악한다"중국은 CES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은 '스마트카'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테슬라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 퓨처의 최대 투자자는 중국계 기업인이다. 공동 창업자도 중국인 자위에팅(賈躍亭)이다. 회사는 미국에 있으나 중국인이 공동 창업자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러데이 퓨처는 CES에 앞서 최고 출력 1000마력을 자랑하는 1인용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카 버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