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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불복' 비리 사학법인 처벌 못하는 교육청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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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볼모로 버티기…비리사학 '공립학교 전환' 필요성도

(그래픽=노컷뉴스)

 

비리를 저지른 사학 법인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감사 결과를 이행하지 않고 불복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제재수단이 마땅치 않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동구학원과 충암학원, 영훈학원, 숭실학원 등 4개 사학법인에 대해 감사처분을 내렸다.

영훈학원에 대해서는 학교회계 세출예산 목적외 사용액 7억 9800만원, 법인파견자 인건비 부당지급액 2억9천만원 등 총 14억원을 회수하도록 했고, 동구학원에 대해서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당연 퇴직 대상인 동구마케팅고 행정실장을 퇴직시키고 공익제보교사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중단하도록 했다.

또 충암학원에 대해서는 이사장 개인차량 운전원 인건비를 법인회계에서 집행하는 등 부당하게 집행한 2억 1천만원을 회수하도록 했다. 숭실학원에 대해서는 과다하게 지급된 공사비 8700만원 등 총 1억 2400만원을 회수 혹은 보전하도록 했다.

◇ 감사 지적사항 이행하지 않고 버티는 사학법인들

하지만 이들 사학법인들이 몇 년이 지나도록 감사처분을 이행하지 않자 시교육청은 지난 1월 제재차원에서 19억원의 학교교육환경개선사업비(시설사업비) 집행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런데도 이들 사학법인들은 여전히 감사처분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 충암고 학생들은 올 겨울 추위 속에서 수업을 받고 있고, 동구여중 학생들은 후문 통학로 포장공사가 안돼 불편을 겪고 있다.

사학비리 재단 반대 집회 (사진=자료사진)

 

집행이 보류된 예산은 사학법인별로 많게는 수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에 이른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동구학원(8억 9600만원), 충암학원(6억7900만원), 영훈학원(3억 3000만원), 숭실학원(4200만원) 등 총 19억 4700만원이다.

학교별로는 동구여중(창호개선공사 4억2백만원, 외벽 타일 개선사업 3억6천만원, 후문 통학로 포장 공사 9천9백만원), 충암중(방수공사 1억6800만원), 충암고(냉난방공사 3억5100만원, 방수공사 1억5900만원), 영훈고(전기시설개선공사 2억5천만원), 숭실고(외부 도장공사 4200만원) 등이다.

◇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 마련돼야

비리사학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데도 교육청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들 사학법인들이 교육청 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미이행시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비리사학들을 적절히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교육청에서 감사를 할 권한은 있지만 징계처분할 강제권한이 없어 사학비리가 고쳐지지 않고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교육청에서 직접 징계처분 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는 전체 학교 예산의 90% 이상을 교육청에 의존하고 있고 교육과정도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교육당국이 직접 교직원 등에 대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올해 291개 사립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에 지원한 재정결함지원금은 1조원에 이른다. 학생들로부터 받는 수업료로는 사립학교 교직원 인건비 및 학교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족분을 재정결함지원금으로 메워 주는 것이다.

비리사학이라 하더라도 재정결함지원금은 삭감하거나 유보할 수 없고 반드시 정산해 주어야 한다. 지원을 중단할 경우 학교운영 자체가 안되기 때문이다.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 임용권은 물론 징계의결권이 사학법인 이사회에 있어 교육청은 교원에 대한 징계를 사학법인에 요구할 수 있을 뿐, 징계 수위는 사학법인에서 정한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관리감독이 불가능한 비리사학에 대해서는 공립학교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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