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마비가 된 동생을 돌보는 두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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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수호천사] 뇌출혈로 쓰러진 전옥남 씨 사연

"아프기 며칠 전에 '언니 내가 요새 이상해' 하더니 어느 날 새벽 6시 20분에 조카한테 전화가 와서 '이모! 엄마 쓰러졌어!' 하면서 울더라고요. 뇌출혈이래요, 기가 막혔어. 이상하다 느꼈을 때 빨리 병원에 갔으면 괜찮았을 텐데 돈이 뭐라고 그걸 참다가…평생 고생만 하고 억울해 죽겠어요."

 

◇ 홀로 생계를 꾸리던 옥남 씨에게 닥친 비극

서울의 한 요양 병원. 옥남(57) 씨가 이곳에 누워 지낸지 벌써 3개월이 흘렀다. 지난 5월, 한밤중에 갑작스럽게 어지럼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뇌출혈 판정을 받은 옥남씨. 급히 수술 및 치료를 받았지만 왼쪽 팔다리는 마비가 되어 거동을 못하는 상태다. 콧줄로 식사를 하고 인지 기능도 떨어져 말 한마디 못하는 동생을 보는 언니들의 가슴은 미어진다.

"이제야 손이 뽀얘. 뽀얗게 됐네. 야간에 우동집에서 식당일 했어요. 맨날 뜨거운 걸 만지니까 손이 퉁퉁 불고 빨개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은 억장이 무너져요. 이제 57살이에요, 이렇게 누워있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첫째 언니 전석순(67) 씨]

야간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온 덕에 매일 가스 불에 빨갛게 달궈져 있던 손은 병으로 자리에 눕고 나서야 본래 색을 찾았다. 그동안 옥남씨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어려운 형편으로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어린 나이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일을 해야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뤘지만 그 행복조차 남편의 외도로 부서지고 말았다. 이혼 후 17년 간 홀로 아들을 키우며 매일 가난과 싸웠던 옥남 씨는 평온한 노후를 꿈꿔보기도 전에 이젠 병과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옥남 씨의 곁을 지키는 언니들

그런 옥남 씨를 지키는 사람은 첫째 언니 석순(67) 씨와 넷째 언니 옥정(60) 씨다. 새벽 5시 부터 오후 4시까지 건물 청소 일을 하는 옥정씨는 일을 마치고 나면 항상 병원에 들러 옥남씨를 살핀다. 한 살 터울로 다섯 자매 중 가장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긍정적이고 의젓해 힘들땐 의지처가 되어주던 동생이 초라하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언니 옥정씨는 눈물이 난다. 현재 옥남씨의 아들은 지방에서의 학업을 이유로 엄마를 자주 보러 오지 못하고 있다. 말은 못하지만 동생의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가기에 그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고 싶어 더욱 옥남 씨를 챙기게 된다.

"아들을 매일 못보니 그 마음이 어떻겠어요, 어떨 땐 그리워서 우는데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피곤해도 오게 돼요. 평일엔 제가 오고 주말엔 큰 언니도 와서 같이 목욕도 시키고…. 얼마전엔 큰 언니도 쓰러졌어요. 가슴이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다며 엄청 아파했는데, 막내 누워있는 거 보면서 우리까지 쓰러지면 얘를 어쩌나 덜컥 겁이나고…." [넷째 언니 전옥정(60) 씨]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지만 사실 언니들도 지칠대로 지쳤다. 남편과 사별하고 아파트 청소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온 석순씨는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고, 옥정씨 또한 퇴직한 남편을 대신해 일을 하다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받았다. 종일 청소 일에 피곤한 몸으로 동생 간병까지 하고 있다. 고되고 버겁지만 자신들이 아니면 혼자 있을 옥남씨를 생각하면 절로 발걸음이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 고통을 나누려는 자매…경제 상황마저 한계에 달해

"하나님이 우리 막내 좀 회복시켜주셨음 좋겠어요. 그 때까지 우리가 어떻게든 막내를 잘 돌봐서 예전처럼 다같이 기차타고 여행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막막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픔을 나누려는 자매. 하지만 문제는 언니들의 체력뿐만이 아니다. 혼자서라도 생활할 수 있기까지 회복하려면 앞으로 얼마간의 치료가 더 필요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달 발생한 병원비는 기초수급 지원을 받아도 100여만 원 정도인지라 자매들이 나눠 감당하기도 한계에 이르렀다. 게다가 옥남씨가 살던 집은 월세가 밀려 얼마 전 퇴거 명령이 떨어졌다.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중인 전옥남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10월 31일 (토) 저녁 10시20분, 11월 1일(일) 오후3시에 방송된다. (skylife 172번, 각 지역 케이블 TV)

※ 후원방법
① 계좌 :우리은행 100-1004-1004 (예금주 : 월드비전)
② ARS : 060-808-7004 (건당 3,000원)

※ 후원문의전화 : 02)2078-7068~9

※ 보내주신 성금은 월드비전을 통해 전액 전옥남 씨 가정에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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