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사진=경남교육청 제공)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홍준표 지사가 있는 한 무상급식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며 경남도와의 무상급식 논의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10월 홍 지사가 "(학교급식) 감사 없는 지원 없다"며 촉발된 무상급식 중단 사태가 1년여 만에 경남도와 교육청간 논의 중단으로 끝을 맺게 됐다.
◇ 박종훈 "급식 논의 전면 중단...맞짱 선언"박 교육감은 5일 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 지원 의지가 전혀 없는 홍 지사와의 논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홍 지사의 '경남교육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급식 문제를 일괄 타결하자는 절박하고도 간절한 호소마저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고 비판했다.
박 교육감은 앞서 지난달 8일 홍 지사가 도의회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그동안 거부했던 감사를 수용할테니 홍 지사와 급식 문제를 일괄 타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급식비리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는 또 다른 조건을 걸었고, 급식비 지원도 영남권 평균 식품비 분담비율(300억 원 수준) 범위 내에서만 협의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교육감은 홍 지사와의 '맞짱'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맞짱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다. 더 이상 홍 지사의 정치적 욕심에 경남교육이 피해를 보는 것이 교육감으로서 앉아서 바라보지 않겠다"며 학교 급식 정상화에 대한 어떤 의지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홍 지사가 도지사로 있는 한 논의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경남도의 학교급식 감사는 '정치감사' 거부박 교육감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1일 공표한 '학교급식 지원조례' 개정안을 근거로 한 150개 학교에 대한 감사도 '정치감사'로 규정하고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남도의회가 특위를 구성해 학교급식에 대한 행정사무조사가 진행중이다. 모든 학교가 급식 감사로 어수선하고 초긴장 상태인데 도가 같은 사안으로 '이중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감사'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박 교육감은 "학교 급식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표현이 적절치 않지만 빈대 한마리를 잡기 위해 초가 삼간을 다 태울 수 없다"며 "오로지 문제점을 들춰서 뭔가를 잡아내겠다는 이런 식의 정치감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교육가족 모두의 진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 보다는 급식지 지원을 회복하겠다는 선언이 먼저 나와야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에 맞는 일"이라며 "홍 지사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의 의도와 민낯은 모두 드러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감사에 대해 거부를 포함한 조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모든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며 "다만 교육감이 법률을 어겨가면서까지 감사를 받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 방법과 절차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의회의 학교급식 행정사무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받겠다"고 덧붙였다.
◇ "급식 비상상황...경남형 학교급식 모델 만들겠다"지자체의 예산을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내년에도 무상급식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박 교육감은 "급식 비상상황에 대한 대책 수립에 집중하겠다"며 "고비용이 드는 유통과정이 없는 지 등 급식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도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 나온 대안 등을 충실히 담아서 '경남형 학교급식' 모델을 임기 내에 만들어 내겠다"며 "꼼꼼하게 다시 점검해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안전한 급식 체계를 정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식비를 지원 받기 위해 쏟았던 모든 노력을 이제는 도민의 지혜를 빌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