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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이상한 계약파기…피해기업 "슈퍼 갑질"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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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생산한 무선충전기 (사진 = 비이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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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제조판매계약을 어겨 자사와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과 이 기업의 협력회사들이 커다란 손해를 봤다며 삼성전기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전기는 (주)비이커뮤니케이션즈가 제품에 '삼성전기' 이름을 새겨넣어 사업을 중단했다는 입장이지만 비이컴은 삼성전자가 사업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5년 3월 (주)비이커뮤니케이션즈와 무선충전기(SWP-TT100)를 공동생산해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기는 회로설계와 PCB제조, 제품조립을 맡기로 했고, 비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비이컴)는 제품 디자인개발과 기구금형, 판매 등을 맡기로 했다.

비이컴은 제품생산을 위해 메인 IC칩 100만개(28억원)를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주문했고 삼성전기에 무선충전기 23만개 생산을 발주하는 한편, 5개 협력회사에 디자인과 가구사출, 포장자재 제작을 의뢰했다.

이를 통해 지난 6월 무선충전기 2만2천여개를 첫 출고, 판매에 나섰지만 판매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6월 25일 삼성전기로부터 제품생산중단과 출하중지를 통보받았다.

삼성전기와 비이컴의 무선충전기 Approval Sheet (사진 = 비이컴 제공)

 

비이컴 오태성 부사장은 18일 CBS기자와 만나 "공급계약서를 체결한 거래선에게 사전에 아무런 고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공급 중단을 통보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사전 약속을 어기고 생산중단을 통보하는 바람에 이 회사가 삼성전기에 제작을 발주한 무선충전기 23만개 생산은 전면 중단됐고 전세계 거래처로부터 수주한 1200만개의 생산도 불가능해졌다.

시장에 유통된 무선충전기 2만2천여개 가운데 개별 소비자에게 팔려나간 4500개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전량 회수됐다.

이로인해 이미 구입한 메인IC 칩(28억원)과 국내외 통신사.유통사 피해보상비 50억원 등 5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비이컴측의 주장이다. 비이컴은 사업중단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에 삼성전기가 성의를 보이지 않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전기 앞으로 보낸 내용증명에서 40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비이컴이 삼성전기에 손해를 배상하라며 발송한 내용증명 사본 (사진 = 비이컴 제공)

 

삼성전기가 갑자기 사업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데는 허술한 업무처리가 작용했다. 비이컴과의 계약과정에서 로고사용이 불러올 파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로고를 사용하도록 용인한 것이 화근이었다.

두 회사는 계약단계에서 사업전제조건으로 '저가 중국제품/중소기업 제품과 구분되도록 삼성전기 정품을 증명할 수 있을 것 즉, 제품 상단 및 제품 라벨, 포장박스에 Samsung Electro-Mechanics를 명기하는 것으로 협의가 진행됐다'는 것이 비이컴측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19일 "(계약단계에서)제대로 확인 못하고 (제품에)로고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삼성에서 빌미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 요구에 대해 합리적으로 해결하자고 논의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애초 비이컴측에 물량 생산을 발주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이번 사업에 적극적이었는데, 로고 사용문제 때문에 사업을 중단시켰다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다. 특히 삼성전기 같은 대기업이 계약단계에서 로고사용부분을 빠트릴 정도로 허술하게 일처리했을 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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