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 운동 35주년 기념식을 1주일여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이 불투명하고 국무총리마저 사표를 내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기념사를 총리 대행인 부총리가 대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와 현 정부 들어 5.18홀대 논란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및 기념곡 지정을 요구하는 5.18 관련 단체와의 면담을 거부해 사실상 '임'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등이 어려워진 데 반발해 5.18 단체들이 2년 연속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면서 올해 기념식도 지난해에 이어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국가 보훈처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정부관계자 및 각계 대표 등 2천5백 명이 참석하는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3년 5.18 33주년 기념식 때는 참석했으나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불참했고, 올해 기념식도 이미 지난 1월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과 4월 호남 KTX 개통식 등 두 차례나 광주를 방문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18 기념식에 대통령 불참 시 기존에는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으나 이완구 총리마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해 1주일 만에 신임 총리 임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총리대행을 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나 황우려 교육부총리가 기념식에 대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5.18이 지난 1997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뒤 부총리가 기념사를 대독하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현 정부의 5.18 폄훼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다 청와대가 5.18 상징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및 기념곡 지정을 요구하는 5.18 관련 단체와의 면담을 거부해 사실상 '임'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등이 물 건너 가면서 이에 반발해 5.18 단체들이 2년 연속 기념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는 지난 2013년 6월 여야 158명의 국회의원이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결의했고 지난 2008년까지 공식 식순에서 기념노래로 제창해 왔으나 MB 정부 때는 기념식에서 방아타령을 대신 불러 논란이 됐고 현 정부 들어서는 일부 단체의 민중의례에서 제창된 노래라며 '임'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5.18 기념식에 총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5월 단체들이 불참하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기념식 불참 가능성이 커지면서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현 정부가 주관하는 5.18 기념식이 주인 없이 열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최근 논평을 통해 "2013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기념식이 파행되고 난 뒤 국회에서 결의안이 제출되고 심지어 여야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으나 올해 5.18 기념식이 또다시 이 문제로 파행된다면 후대 역사는 박근혜 정부가 의식적으로 5.18을 외면했다고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는 사상 초유의 주인 없는 5.18 기념식이라는 민망한 꼴을 당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전향적 입장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제3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김정길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가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다 산화한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것은 당연한데도 불참 시 5.18에 대한 홀대로 비칠 수밖에 없다."면서 "5월 단체는 기념식 불참을 선언했지만, 대통령이 반드시 참석해 국가 기념일로서의 위상을 세워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임' 행진곡 노래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래로 국민 사이에 자발적으로 전파돼 애창되고 있으며, 대만 등 외국에서도 널리 불리고 있는데도 현 정부가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거부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최근 '국가기념일의 기념곡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만큼 이 노래가 기념곡으로 지정될 법적 근거가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