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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시달림에도 계속된 '군밤 아줌마'의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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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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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여성 노점상이 동네 깡패에게 상습적으로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10년 넘게 정기적으로 기부해온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부산 서구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A(52·여) 씨.

A 씨는 20년 넘게 한결같이 오전에는 군밤과 옥수수를, 오후에는 붕어빵을 판다.

주변에서 '군밤 아줌마'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던 A 씨는 2013년 남편과 이혼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단골손님이던 이모(53) 씨가 돌연 A 씨에게 갖은 행패와 못된 짓을 일삼았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201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고 A 씨를 협박하면서 수시로 붕어빵 기계와 군밤 굽는 철판을 부쉈고, 10여 차례에 걸쳐 170만원을 빼앗아갔다.

이 씨의 악행은 계속됐다.

만취한 이 씨는 지난달 9일에는 노점상 천막 내에서 A 씨를 강제로 성추행하고 지난 20일에는 자신의 벌금을 대신 내주지 주지 않는다며 A 씨의 얼굴을 연탄집게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얼굴에 피를 흘리는 A 씨를 본 이웃이 경찰에 신고해 2년여간 계속된 이 씨의 범행이 밝혀졌고, 갈취와 폭행 혐의로 이 씨는 결국 구속됐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뜻밖에 A 씨의 숨은 선행이 밝혀졌다.

A 씨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추석과 설 명절 때마다 20만원이 든 봉투를 주민센터에 꼬박꼬박 건넸다.

A 씨는 돈이 든 봉투를 내밀면서 "좋은 일에 써달라"고 말했을 뿐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다.

주민센터 측은 무려 10년이 넘게 기부가 이어지자 수소문 끝에 그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2012년에 구청에 선행시민으로 추천, A 씨는 서구청장에게서 선행상을 받았다.

A 씨의 기부는 이 씨에게 상습적으로 시달림을 당하는 가운데서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계속됐다.

주민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 "노점을 운영하는 A 씨가 형편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 만류하기도 했지만 한사코 '나보다 어려움 사람이 많다'며 기부를 계속하고 있다"며 "최근 궂은 일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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