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공급망과 에너지, 첨단기술, 안보, 초국가 범죄 대응 등 한일간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안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공급망 협력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공급망 위기를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비축 관련 정보공유·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인공지능(AI), 우주 탐사,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AI 분야에서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호혜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기반을 강화할 경우,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의 개인정보보호 협력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양국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처음으로 차관급으로 격상돼서 열린 점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중일 3국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지역이 경제와 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밀접하게 연계된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문제도 회담 의제에 올랐는데, 이 대통령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양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경찰청이 체결한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각서'를 언급하며, 해당 각서가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양국 국민을 범죄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곧 시작된다고도 밝혔다. 외교당국 간 실무협의를 통해 DNA 감정의 구체적 절차와 방법에 합의했다며, 과거사 문제에서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며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들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협력의 원동력에 대해 "양국의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에서 열렸던 회담 4개월만에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그간 서울과 도쿄에 국한됐던 셔틀외교의 무대가 부산, 경주, 나라, 안동 등 여러 지방 도시로 확대된 것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지역균형발전' 메시지 또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