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신원확인 어렵게하려는 의도
-시화호 국도와 쉽게 연결, 유기도 용이
-경기남부, 이주민 모인 우범지대 많아
-인구 폭발지역에 경찰력 증원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바로 어제, 또다시 끔찍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습니다. 어제 새벽 경기도 시흥시 시화 방조제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것인데요. 문제는 최근 엽기적인 살인 범죄가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범죄 전문가들은 지역적인 특성이 강력범죄를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라고 보고 있는데요. 미궁 속에 빠져 있는 범인의 행적, 그리고 지역 요소가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범죄 심리전문가를 통해 자세한 의견 들어봅니다. 경기대의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네. 경기도 시흥시 시화방조제에서 훼손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우선 범인이 시신을 토막 낸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 이수정> 일단은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손, 발이 아직 발견이 안 됐고 얼굴도 발견이 안 된 것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신원확인을 어렵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거고요. 그리고 아마도 운반을 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지금 작은 형태로 만든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고 봐야겠죠.
◇ 박재홍> 운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말씀이고요. 그리고 경찰 발표를 보면 시신이 예리한 흉기로 절단이 되어 있었다는 내용인데요. 이것 역시 범인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예리한 흉기가 어떤 거였는지 밝히는 게 경찰의 임무라고 보이고요. 더군다나 만약에 흉기가 발견이 되면 범인을 조금 더 특정하기가 쉬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범인이 시체 유기 장소로 선택한 곳이 시화호였습니다. 지난 3월에도 시화호에서 머리 없는 시신이 발견된 적도 있었는데요. 시화호가 시체를 유기하기 유리한 장소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아마도 그런 추정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시화호는 지금 시흥쪽과 연결이 되어 있고 평택항과도 인접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방에서 국도를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있게 되어 있거든요. 결국은 시신을 다른 지역에서 운반해서 들어와 여기에 유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요. 또 방조제가 있으니까 높은 곳에서 낮은 쪽으로 유기할 수 있는 위치다 보니까 시화호가 유기 장소로 활용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시화호 주변에 CCTV라든지, 사람의 인적이 드문 환경입니까?
◆ 이수정> 지금 CCTV는 그 장소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이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감시 시스템을 구축을 하는 게 필요할 거라고 보이는데요. 아마도 시화호에 인접하는 도로에는 CCTV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시화호에 유기를 하기 전에 답사라든지 지형 파악을 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파악할 수 있을까요?
◆ 이수정> 글쎄요. 우발적으로 인명피해를 낸 사건에서 이렇게 시신을 훼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 보이거든요. 차량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량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이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도로변의 CCTV를 통해서 확인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난 2월에 화성시 육절기 살인사건. 그리고 작년 11월에는 수원 팔달산의 박춘풍 사건, 또 2012년에는 오원춘 사건 등 이런 잔인한 범죄들이 경기 남부 지역에 집중이 되어 있는데요. 그런 지역에서 강력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이수정> 이 지역의 특이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 지역은 국도가 아주 사방으로 뻗쳐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권에서도 금방 도달할 수 있는 서해안변이라는 것이 특이점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외지에서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서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범죄를 생각해볼 수 있겠고요.
토착민들에 의한 범죄들은 사실 경기 남부 지역의 치안과 굉장히 연관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경기 남부 지역의 어떤 독특성인데요. 예를 들자면 교통편은 편하지만 치안력은 굉장히 부실하거든요. 특히 이주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그런 지역들은 사실 우범지대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조건을 갖춘 경기 남부 지역에 대해서는 우리가 뭔가 좀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범죄를 은닉하기 위한 지형적인 요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수정> 네, 범죄를 은닉하기 위한 지형적인 조건이 있고요. 지금 일단 전반적으로 봤을 때 경찰병력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지금 경기 남부권은 경찰 1인당 담당해야 할 시민의 숫자가 거의 1000명 정도 거든요. 보통 전국 평균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경찰 1인당 담당 인구가 5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이수정> 거의 2배 정도 치안력이 부재하다고 볼 수 있죠. 격차가 굉장히 크다는 거고요. 아무래도 서울 도심권에는 치안력이 집중 배치되어서 뭐 서울 중구 같은 경우에 뭐 139명 정도로 굉장히 낮은데. 지금 경기 남부 중에 일부 지역은 1000명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이런 격차를 가지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지역은 넓고 사람은 많은데 경찰들의 순찰 등이 굉장히 열악하다, 희박하다는 것들이 범죄 발생의 이유가 된다고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왜 이렇게 방치되는 건가요?
◆ 이수정> 방치되었다기보다는 지금 뭐 열심히 인력을 확보하고는 있는데요. 워낙에 지역이 넓기도 하고 남쪽지역이 공장지대도 새로 생기기 시작했고 아파트촌도 새로 개발이 되어서 치안의 수요가 굉장히 빨리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치안력을 빨리 확보하지 못하는 시간적 격차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신도시 개발이라든지 또 인구가 이동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는 말씀인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경기 남부 지역 중에서도 어느 지역이 좀 많이 부족한가요.
◆ 이수정> 지금 사건이 발생하는 지역들, 예컨대 서해안과 인접한 시흥, 화성, 평택 이런 지역들은 경찰병력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인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유입되는 용인지구도 인구수는 느는데 경찰력이 좀 적은 것으로 통계치가 잡히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시화 방조제에서 발견된 토막살인사건. 앞으로 경찰은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해야 될까요.
◆ 이수정> 일단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고요. 시신의 신원확인이 되어야 면식 관계든 비면식 관계든 피해자의 이동 경로를 통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시신의 신원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수사의 방향을 잡아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또 무엇보다 지역적인 특성이 범죄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만큼 관계 당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경기대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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