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3년째 매출이 내리막길이다. 그 와중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경쟁 중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품군은 고만고만, 가격 차이도 거의 없다. 10원 단위의 피튀기는 할인경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진짜 실력을 겨루는 지점은 어딜까.
제조업체가 아닌 대형마트의 상표가 붙은 제품, 대형마트 PB(Private Brand)가 답이다. 특히 PB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 가격경쟁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형마트 경쟁구도에 더해 경기 불황기라는 점까지 PB가 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의 2012년 관련 조사에 따르면 81.5%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PB 선택 이유로 꼽았었다.
업계는 필사적이다.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2년 이후 3년째 내리막길이다보니,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을 처절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채교욱 이마트 부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특정 마트를 골라서 갈 필요가 없고, 굳이 선택하자면 가까운 매장에 가는 정도"라면서 "불황 때 PB 제품을 더 찾는 것까지 생각하면 대형마트의 활로는 여기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자사브랜드를 론칭한 이마트의 경우 2009년 자체상품을 PB에서 PL(Private Label)로 부르기 시작했다. 자체개발 제품이 발달한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다. 정용진 부회장이 당시 자주 드나들던 관련 박람회도 PLMA.그동안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를 벌였다면 이제는 품질 면에서도 인정을 받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마트가 지난해 선보여 지난 1년간 홍인삼 상품 군 전체 매출에서 76.5% 비중을 차지한 '이마트 홍삼정'의 경우, 브랜드제조사 제품의 반 정도 되는 가격에 홍삼 성분은 조사대상의 상위권에 위치하는 것으로 소비자시민모임의 조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1인가구 등 작은가구와 맞벌이 가정 증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정간편식(HMR)이 대형마트 간 주요 전장터다. 한식과 중식, 양식을 물론이고 간식과 디저트류까지 품목이 확대되는 추세다. '저가 대용식'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도 붙어서, 이마트는 이달부터 매장에 '피코크'라는 별도의 공간을 구성해 브랜드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양은 늘리고 가격은 낮췄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운 '통큰', '손큰' 시리즈로 품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용기까지 갖춰서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상품도 족족 내놓고 있다. 최근 선보인 '통큰 새우밥'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