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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저렴한 PB 제품에 손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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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찾는 고객 늘면서 판매 급증… 마트 전체 매출의 20%이상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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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CUTBIZ
자취생 이모 씨는 21일 ‘와이즐렉 프라임 우유’를 마시고 출근한 뒤, 저녁엔 ‘이마트 이맛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 식사 후엔 ‘프리미엄 얼음골 샘물’을 마셨으며 ‘좋은상품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했다.

모두 국대 대형마트 3사에서 인기있는 PB(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제품들이다.

생활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기획·생산한 PB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도약하고 있는 대형마트의 PB 상품을 살펴봤다.

◇ 마트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PB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러 가기 겁나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싼 제품에 눈이 가는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제품을 자주 사는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최근 PB 마니아가 됐다는 주부 김소정(대전 유성구 노은동)씨의 얘기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제조업체 브랜드(NB·National Brand)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PB 상품이 고물가에 힘입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0-30%에 달한다.

PB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 NB보다 평균 20%, 최대 50%까지 싸다. 유통 마진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 물가가 급등하면서 생필품을 중심으로 판매 증가세가 이뤄지고 있다. 생수나 우유, 화장지 등의 생필품 제품들은 일반 상품보다 가격이 30%가량 저렴해 실속형 소비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상황이다.

전문 제조업체가 만든 베스트셀러 상품을 누르고 품목별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PB 브랜드도 많다. 과거 구색 맞추기에 그쳤던 PB 제품이 이제 유통업계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홈플러스 유성점 관계자는 “고물가 속 저렴한 상품을 찾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PB 상품 중 생수, 복사지, 종이컵 등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PB 제품이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질 높은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있다”고 말했다.

◇ 인기있는 PB 브랜드는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 현황에 따르면 이마트에서는 ‘이마트 이맛쌀(20kg)’이 가장 많이 팔렸다. 또 이마트 우유 1등급과 이마트 엠보싱 화장지, 러빙홈 알뜰 종이컵, 이마트 봉평 샘물 등이 뒤를 이었다.

홈플러스에서는 ‘좋은상품 샘물(2ℓ)’의 판매가 가장 많았다. 또 좋은상품 맛새우칩, 좋은상품 고무장갑, 프리미엄 3겹 데코 화장지, 프리미엄 얼음골 샘물이 상위권에 들었다.

롯데마트에서는 와이즐렉 샘물과 와이즐렉 미용티슈, 와이즐렉 프라임 우유 등이 인기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마트도 상품의 질에 따라 다양한 등급을 매겨 PB 상품군을 관리하는 등 인기 PB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급은 ‘프리미엄’ △중급은 ‘좋은상품’ △저가 실속형은 ‘알뜰상품’으로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있고, 이마트도 △베스트 △이마트 △세이브로 등급을 나누어 제품을 출시 중이다.

◇ 품질 등 개선 과제도 수두룩

하지만 PB 제품의 부작용도 많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진열대 대부분을 PB로 채우는 것은 문제다.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좁혀 어쩔 수 없이 PB를 구매하게 한다는 비난도 여기서 비롯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같은 품질 싼 가격’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브랜드는 주요 성분 등에서 NB 제품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A마트의 PB 햄(6150원)은 동원의 햄보다 800원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성분명을 따져보면 햄의 주된 성분인 돼지고기가 PB 햄에는 53.59%인 반면 동원제품에는 83.77%로 훨씬 많았다.

B마트의 카레제품도 카레분 함량이 8.4%로 오뚜기카레의 10%보다 더 적은데다 카레분의 주재료인 강황의 원산지도 일본과 말레이시아로 인도가 원산지인 오뚜기카레와 차이가 있었다.

잇따른 식품 안전사고도 큰 문제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PB 쥐치포에서 허용 기준치 이상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으며, 일부 마트에서 판매하는 옥수수전분 PB에서 이산화황이 과다 발견되기도 했다.

또 B마트 PB 밀크아몬드 초코볼과 짱구 쿠키치즈볼 등에서 세균 또는 금속성 이물질이 발견돼 회수, 조치됐고, 올해도 C마트의 표고절편에서 기준치 이상의 이산화황이 나와 판매가 금지되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유통업체가 PB의 가격을 낮추고 마진을 높이기 위해 원가를 줄이면 PB의 품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대형마트는 과열 경쟁 보다는 제조업체와 협력해 차별화된 상품기획과 품질 개선을 통해 PB 제품의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일보 천지아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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