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9시 46분쯤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한 다세대 주택에서 고교생 자녀 2명을 묶어둔 채 인질극을 벌였던 김모(47)씨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검거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40대 남성이 동거녀를 불러달라며 동거녀의 자녀들을 볼모로 잡고 벌이던 인질극이 결국 동거녀의 전남편과 막내딸이 숨지면서 참극으로 끝났다.
경찰은 13일 인질극을 벌인 김모(47)씨를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동거녀 A씨의 집에서 5시간여 대치 끝에 붙잡아 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경찰은 집 안에서 흉기로 찔려 숨진 A씨의 전남편을 발견했으며, A씨와 전남편이 낳은 두 딸 중 막내딸이 중상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오전 9시 36분쯤 경찰 112상황실로 "재혼한 남편이 '전남편 B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협박 전화를 걸어왔다"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13일 오전 9시 46분쯤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한 다세대 주택에서 A(47)씨에게 인질로 붙잡혀 있던 고교생 자녀가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안산시 상록구 B씨의 다세대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두 딸 등을 흉기로 위협하는 김씨와 대치한 채 협상에 들어갔다.
A씨는 현장에 와서 김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질극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흥분한 상태로 욕설과 고성을 계속 퍼부어댔다.
오후들어 김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전남편과 딸을 흉기로 찔렀다'고 주장했고, 대기하고 있던 경찰특공대는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출입문과 창문 등을 통해 집안으로 강제 진입했다.
김씨는 바로 검거됐지만, 집 안에는 흉기에 찔려 숨진 B씨와 중상을 입은 막내딸이 발견됐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막내딸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지고 말았다.
나머지 딸 1명과 딸의 친구로 추정되는 10대 여고생 등 2명은 무사한 상태이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아무런 진술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