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CCTV화면에 찍힌 은행털이범 A씨의 범행장면(서울경찰청 제공/노컷뉴스)
대낮에 은행에 들어가 강도행각을 벌이던 30대가 돈을 들고 달아나다 택시기사에게 발이 묶여 결국 덜미를 잡혔다.
강도행각을 벌인 남성은 알고 보니 미국의 갱단 출신인 한국계 남성으로 미국에서 추방된 뒤 국내에서 영어강사로 버젓이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우리은행 개포동역 지점에 흰색 가발을 쓴 A(39)씨가 흉기를 들고 난입해 청원경찰을 때리고 가스권총을 빼앗았다.
A씨는 빼앗은 가스총으로 창구 직원을 위협해 현금과 수표 2,000만원 상당을 강탈한 뒤, 곧바로 인근에 대기하던 택시에 올라탔다.
A씨는 택시를 빼앗아 도주하려다 택시기사가 완강히 저항하자 두번째 택시에 올라탔지만 택시기사가 출발하기를 거부해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A씨를 은행강도 현행범으로 붙잡아 조사를 벌였으나, A씨는 자신의 이름이 '새비스 크리스'라는 외국인이라면서 영어를 사용하며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수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이 한·미 이중국적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1살때 입양된 A씨는 미국에서 멕시코계 갱단 중간보스로 활동하다 검거돼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한 뒤 한국으로 강제 추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미국에서 추방당한 뒤 지난 2007년 한국에 입국해서는 영어 강사로 상당기간 동안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을 벌이게 된 동기와 자세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