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이 막판까지 접전지역이 줄지않는 팽팽한 대결을 보이면서 '묻지마 폭로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선거일까지 불과 이틀 앞둔 긴박한 상황에서 흑색·네거티브 정보를 흘려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명확하게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상대 후보를 흠집내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 새누리 제기 의혹에 선관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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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선전을 하면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 대표적인 사례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부상 사상)와 관련된 재산의혹이다.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은 8일 문재인 후보가 무허가 건축물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해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가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부산 선관위는 "문 후보가 해당 주택을 구입할 당시부터 사랑채가 있었다는 정황, 사랑채가 속한 대지까지 모두 재산신고한 점, 사랑채의 크기와 가격 등 종합해 봤을 때 이를 고의로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급하게 의혹을 제기하다 보니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이다.
'김용민 막말'이 부각되면서 민간인 사찰 문제가 덮히자, 새누리당은 네거티브 선전을 적극 활용하면서 다른 야당 주요 인사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정세균 후보(민주, 종로)와 천호선 후보(통합진보당, 은평을)에 대해서는 논문 표절과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가 지난 2004년 2월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과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6월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과 상당부분 겹치고, 천 후보의 22살 장남은 1억여 원, 20살 차남은 5,730만 원 등 자녀예금으로 가지고 있는데 증여세를 제대로 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각 후보측은 "새누리당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실제 논문에서 인용된 부분이라고 표기돼 있고 참고문헌에도 해당 논문이 표기 돼 있다"(김현 선대위 대변인) "네거티브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천호선 캠프)고 밝혔다.
이밖에 새누리당은 특정 후보를 거론하며 금권.관권 선거, 허위사실 유포 등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롭게 의혹이 제기된 사람만 20명 정도에 달한다.
새누리당은 주요 타깃이었던 김용민 후보(노원갑)의 막말을 지적하면서 당 홈페이지에 이를 고스란히 노출시켰다가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막말을 한 곳은 성인 인터넷 방송이지만 새누리당의 홈페이지는 미성년자들도 쉽게 드나들수 있는 곳이어서 역풍(逆風)을 맞은 것이다.
◈ 민주, 盧 전대통령 비하 연극 공개 등 맞불'김용민 파문'으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통합당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대여(對與)공세를 강화했다. 우선 2004년 인터넷 방송을 통해 퍼진 '환생경제' 연극을 문제삼았지만 김 후보 문제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박용진 대변인은 8일 연극에서 심재철 주호영 송영선 정두언 박순자 의원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한 것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이 김용민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이야기하려면 박근혜 위원장이 먼저 정계은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극에서 박순자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연상케하는 '노가리'에게 "육**놈, 개*놈,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값을 해야지, 죽일 놈" 등 욕설 대사를 퍼부었다. 이 연극은 박근혜 선대위원장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특정 언론을 이용한 선거운동과 손수조(부상 사상) 후보와 관련한 관권선거 의혹도 새롭게 폭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조선일보 인천 부평지국장이 7일 야당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조선일보를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와 문학경기장에 살포했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신문배포 전날 조선일보 기자가 찾아와 기사를 쓰고, 조선일보가 이를 게재하고, 조선일보 부평지국장이 신문을 배포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겠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사상구청장이 관내 자치단체 핵심임원 등에게 손수조 후보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순 없잖아요"라고 적혀있다.
문대성(부산 사하갑), 정우택(청주 상당) 후보 등 이미 논문표절과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여당 후보들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김용민 후보가 과거 발언에 대해 수차례 사과한 것과 달리 새누리당 후보들은 "정치공세"라고 할뿐 반성의 말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묻지마 폭로' 당선 이후에도 책임져야
전문가들은 '묻지마' 흑색선전을 막기 위해서는 당선 이후라도 분명히 도덕적,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막바지에 갈수록 충격 효과를 노리는 흑색선전이 많아진다"며 "향후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서라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