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학생들의 정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복지사들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문제 학생들을 골라내는 식의 학교폭력 근절 방안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과 정서적 교감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려 하는 학교사회복지가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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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송중학교 교육복지실. 점심시간이 되자 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한둘씩 모여들더니, 어느새 교실 안이 꽉 찰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복지실 한 켠에 있는 만화책을 읽는가 하면 친구와 장기를 두거나 수다를 떠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 교육복지사 선생님도 끼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학생들이 교육복지사에게 다가가 이날 교실 내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들과 개인적인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3학년인 김미선(15) 양은 "친구들에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복지선생님에게 말하면 해결 방법을 찾아 준다"며 "처음에는 부담감에 이야기를 할 수 없었는데, 비밀도 잘 지켜주고 도움을 주니 편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강민(15) 군은 "짜증 나는 친구가 있으면 복지선생님한테 말한다"며 "요즘 학교 폭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학교는 따로 그런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으로 지정된 이 학교에 교육복지사가 파견된 이후 학교 내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과 동아리 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는가 하면,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던 학교 폭력 사건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심지어 이른바 일진이라 불리던 학생이 학급 반장선거에 나가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을 만큼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 있던 벽이 허물어졌다.
이 학교 교육복지실을 책임지고 있는 이혜숙 교육복지사는 "1, 2학년때 이른바 짱이라고 불리던 한 학생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반장이 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놨다"며 "싸움을 잘해서 짱이 아니라 반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되어 약한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고민을 두고 함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한 우울증 검사와 복지실에서 학들들에게 들은 정보 등을 취합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교감을 한 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년 학기 초 반편성에 이같은 정보를 활용하는가 하면 담임을 맡은 교사들이 복지실을 찾아 교과 정보 이외에 학생 개개인의 정서적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3학년 학년부장인 김미혜 교사는 "아이들의 교과 정보에 대한 것 이외에 해당 학생이 어떠한 생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복지선생님에게 문의한다"며 "학교 폭력이 줄어든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전체적으로 학교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복지사업이 단순히 저소득가정 학생들에 대한 복지지원이 아니라 학생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폭력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교과부가 학교사회복지사업이 도입된 학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학교폭력이 24% 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부산에서 교육복지사가 파견된 곳은 초, 중학교 468개교 중 3분의 1가량인 150개 교.
문제학생들을 골라 내는 식의 학교폭력 근절 방안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 속으로 파고드는 학교복지사업이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