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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억원대 횡령ㆍ탈세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49)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이사장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건물 여러 채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부동산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4년 서울 대현동 이대역사거리 근처에 있는 대지면적 962.3㎡, 9층 높이의 건물을 개인 명의로 사들였다.
현재 한예진 본관으로 쓰이고 있는 이 부동산의 땅값은 2011년 개별공시지가 기준으로 81억6900만원.
통상 공시지가는 시가보다 낮게 평가되고 건물의 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건물의 실제 가격은 그 이상이다.
해당 부동산은 지난 2002년 임의경매에 의해 60억원에 매각됐으나, 당시 개별공시지가 기준으로는 37억400만원에 불과했다.
김 이사장은 이듬해 본관 길 건너편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을 역시 본인 명의로 매입하는 등 2010년 10월까지 신촌과 이대 일대에서 모두 6채의 건물을 사들였다.
한예진 2관, 4관, 5관, 6관(방송제작센터), 7관(서울방송예술종합고등학교)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들의 소유주는 모두 김 이사장 본인이다.
지난해 기준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해 김 이사장이 보유한 한예진 부동산의 가격을 추산하면 최소 189억3700만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김 이사장은 다른 용도의 부동산도 여러 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부동산 입찰에 역시 개인 명의로 참여해 732억5,200만원에 낙찰받았다. 계약금과 1차 분납금으로 이미 지급한 돈만 219억7,560만원에 달한다.
김 이사장이 지난 2004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72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7년 만에 재산이 5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김 이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부동산을 하나씩 늘려가는 수법으로 개인 재산을 불린 것으로 보고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공갈 혐의로 먼저 구속된 한예진 전 재무담당 최모(37ㆍ여) 씨를 거의 매일 불러 김 이사장의 횡령 내역과 자금의 출처 등을 추궁하고 있다. 최씨는 한예진의 전신인 한국방송아카데미 시절인 지난 2003년부터 경리 업무를 맡았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회삿돈 횡령과 부동산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최시중(74) 방송통신위원장 측근 등 정관계 인사에게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추적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