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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비정규직 노동자 손 들어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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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환 변호사 인터뷰, 하청업체가 실질적인 노무 지휘를 하는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2월 11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재환 변호사


현대차

 

▶정관용> 먼저 어제 있었던 중요한 판결을 하나 되짚어봅니다. 현대차가 어제 열린 비정규직 파기환송심에서 또 다시 패소했어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 이런 판결이 내려진 겁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최병승 씨의 변호인입니다, 고재환 변호사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고 변호사님?

▷고재환> 네, 안녕하세요, 고재환 변호사입니다.

▶정관용> 자료를 보니까 이게 엄청 오래된 일이더라고요.

▷고재환> 예, 한 6년째 되고 있습니다.

▶정관용> 소송만 6년이지요?

▷고재환> 그렇지요.

▶정관용> 최병승 씨가 입사한 게 2002년이고, 3년 다니다가 해고된 게 2005년이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고재환> 지금 말씀하신 대로 2005년도 해고를 당하고 노동위원회에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는데 노동위원회는 현대자동차는 최병승 씨의 사용자가 아니다, 라고 해서 각하 판정을 했어요. 그래서 최병승 씨가 다시 법원에다 소송을 냈고, 노동위원회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은 역시 현대자동차가 사용자가 아니다, 라면서 최병승 씨의 청구를 기각했는데 그런데 작년 7월에 대법원은 현대자동차와 최병승 씨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고 따라서 파견법에 따라서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직접 고용관계가 성립했으므로, 현대자동차는 최병승 씨의 사용자다, 라는 이유로 고등법원에서 판결을 파기환송해서...

▶정관용> 그러니까 맨 처음에는 1심, 2심에서 졌고 3심에서 다시 하라, 해가지고 이번에 내려진 게 고등법원 판결입니까?

▷고재환>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이번 고등법원 판결의 요지를 간단히 다시 설명해주시면...대법원 얘기하고 똑같아요?

▷고재환> 예, 대법원의 취지를 그대로 받아서 같은 취지로 판결을 선고한 것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현대차 울산 공장의 사내 하청업체 소속이긴 하지만...

▷고재환> 네, 채용은 그렇게 되었지만, 파견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채용되고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파견법에 따라서 현대자동차에 직접 고용된, 직접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 2002년에 채용이 되었으니까 2004년부터는 현대자동차의 정규직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하였다, 이런 취지지요.

▶정관용> 예, 이렇게 대법원까지 갔다가 고등법원에 와서 다시 판결이 뒤집힌 이후에 지금 현대차 측은 상고한다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또 대법원에 가는 거예요?

▷고재환> 네, 다시 대법원에 가게 됩니다, 법률적으로.

▶정관용> 아, 그렇군요. 대법원 갔다 왔는데 또 대법원에 간다? 그래도 대충 이런 경우에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거의 굳어지지 않나요?

▷고재환> 예,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대법원에서 이미 한번 스스로 판단을 한 사건이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회사 측은 대법원에 다시 가겠다고 하고 헌법소원도 제기한다는데, 그건 뭘 가지고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입장이었지요?

▷고재환> 그것은 아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하면 직접 고용하게 되어있는데 아마 그 조항이 위헌이다, 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 그 부분이군요. 결국 이번에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 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니까 그러니까 그 법률 자체가 위헌이다, 이렇게 나가겠다?

▷고재환>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정관용> 작년 7월, 작년 11월에도 유사한 판결들이 있었지요?

▷고재환> 이번에는 울산 공장이고, 작년에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입니다. 아산 공장의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가 자신들의 사용자라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그런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서울 고등법원이 역시 대법원 판결과 같은 취지로 판결을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 비슷한 소송을 내고 있는 사람이 1,900명?

▷고재환> 예, 그렇습니다. 작년 11월에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해서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정관용> 거기에 1,900명이 참여를 하고 있는 거지요? 그거는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고재환> 대체적으로는 이번 판결들이 대법원에 재상고하더라도 거기서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결을 할 것으로 보고 그렇다면 그 소송도 역시 같은 취지로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현대차 쪽은 이번 판결은 개별 소송에 불과하다, 최병승이라는 개인의 구체적인 사안만 다룬 것이다, 전체로 확대해석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던데요. 또 작업환경도 개인마다 다 다르다, 이런 주장을 하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고재환>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판결이 최병승 씨 개인의 업무에 관해서 판단한 것이 아니고 최병승 씨가 수행한 자동차 조립공정에 대해서 판단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자동차 조립공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고요, 다른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이 노무 지휘를 최병승 씨와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가 했느냐에 따라서 판단되어질 것인데, 다른 공정도 자동차 조립공정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번 판결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고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현대차의 사내 하청업체는 극히 일부만 제외하면 다 이런 판결을 적용받을 것이다?

▷고재환>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저희가 얼마 전에 이 문제를 좀 다뤄보려고 노총, 경총, 양쪽 관계자 모셔서 토론을 했었거든요. 그때도 경총 쪽에서는 계속 주장이 그것은 개개인별로 사례가 다 다르다, 업체별로 다 다르다, 이렇게 하던데요.

▷고재환> 공정별로는 다를 수 있겠지요. 조립공정이냐 다른 공정이냐에 따라서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말씀드렸듯이, 결국 핵심적인 쟁점은 해당 근로자에 대한 노무 지휘를 실질적으로 현대자동차가 하고 있느냐, 아니면 하청업체가 하고 있느냐 인데, 제가 보기에는 다른 공정의 경우도 실제로 하청업체가 실질적인 노무 지휘를 하는 그런 경우는 오히려 예외에 해당하고...

▶정관용> 대부분 현대차가 직접?

▷고재환> 예,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 고 변호사님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보시고, 그 의미를 살려서 제도를 좀... 이런 소송을 일일이 다 할 필요도 없이 제도를 좀 바꿔야 되지 않겠어요?

▷고재환> 그렇게 되어서 제도적으로 해결이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소모적인 이런 것을 줄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고재환> 현재도 마찬가지이고 그동안 많은 기업들에서 형식적으로는 하청업체와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의 방식으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사용해서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번 판결은 그런 방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은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기에도 파견법이 적용된다, 이것을 명확하게 한 것이어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그런 방식의 근로자 사용에 대해서 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관용> 사내 하청방식의 비정규직 고용을 제도적으로 못하게 한다든지 그런 거 아닐까요?

▷고재환> 그렇지요. 그렇게 하던가 아니면 최소한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 방식으로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년 이상 되면 정규직화한다, 이런 것들 말이지요?

▷고재환> 예, 그런 조항도 그렇고 이런 현대자동차처럼 생산공정에는 파견법상 파견 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불법 파견으로 되지요.

▷고재환> 예, 파견법상 불법 파견이 되는 것이고, 불법 행위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점검을 하고 시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관용> 그나저나 최병승 씨 2002년에 입사해서 2005년에 해고되고 지금 6년을 소송을 해오셨는데, 대법원에 재상고해서 최종 결정이 나면 이분은 복직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고재환> 법원의 취지는 복직을 시키라는 것인데, 모르겠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당연히 복직을 시켜야되겠지요.

▶정관용> 복직을 안 시키는 방법도 있는 거예요?

▷고재환> 복직을 안 시키면....

▶정관용> 또 소송 내요?

▷고재환> 복직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라는, 그때는 민사소송을 또 제기를 해야 되겠지요.

▶정관용> 또 해고무효 소송 같은 것을 내면, 2005년에 해고되었지만 지금까지 밀린 임금을 한꺼번에 받는 거 있잖아요, 이번 경우도 그런 거에 해당이 되나요?

▷고재환> 이번 경우도 그에 해당이 되지요. 해고 기간에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니까 회사 측의 부당 해고로.

▶정관용> 아, 그렇군요. 일단 최병승 씨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의 월급을 받을 권리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고, 그리고 재고용될 권리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군요. 최병승 씨한테는 큰 박수를 보내야되겠습니다. 고재환 변호사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재환>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예, 고재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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