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들어 유례없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난방비용이 넉넉치 못한 저소득 계층의 겨울나기가 한층 힘겨워지고 있다.
부산 중구 보수동 언덕배기에 있는 한 영세민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 김 모(78)할머니는 최근 기름보일러를 수리하고도 그 작동법을 잘 알지 못한다.
예년에 없던 한파에 동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5년 동안 고장 나 있던 보일러를 수리했지만 비싼 기름 값 걱정에 제대로 가동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지금도 군용 점퍼와 양말 두 켤레, 전기장판에 의지해 추위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김 할머니는 "보일러를 돌리려고 해도 기름값 걱정에 꾹 참고 지내고 있다"며 "군용점퍼와 양말을 두세 켤레 껴 신고서 전기장판에 누우면 등은 따뜻한데, 코끝에서 찬바람이 '숭숭' 분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이 모(80)할머니는 집 주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탄보일러를 고집한 덕에 연탄은행에서 지급받은 270장의 연탄으로 그나마 추위를 덜고 있다.
하지만 이 할머니 역시 하루가 다르게 줄어가는 연탄을 보면 올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몇 년 전 받은 허리 수술 때문에 전기장판을 사용할 수 없는 이 할머니는 혹여나 연탄이 꺼질까 새벽 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 할머니는 "날씨가 너무 추워 연탄구멍을 종일 열어놓고 있으니 하루 네닷섯장의 연탄을 쓰고 있다"며 "조금씩 줄어가는 연탄에 올겨울을 버틸 수 있을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부산지방은 올 겨울들어 기록한 영하권 날씨가 30일에 육박하고, 특히 지난달 29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혹독한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치솟을 대로 치솟은 난방비가 독거노인을 비롯한 소외계층들의 겨울나기를 더없이 힘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소한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기 위한 난방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부산시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국장은 "정부가 난방비를 비롯한 겨울철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을 너무 민간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생명권과 연관된 만큼 난방비 보조금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매년 여름과 겨울 전례없는 한파와 무더위가 예견되는 만큼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