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사진=윤창원기자/자료사진)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이번 주말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마무리지어줄 것을 요청하면서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 처리를 이달말로 미뤄 세월호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정의화 의장의 이날 결정으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일단 파국의 위기를 넘기면서 마지막 협상의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6일 오후 3시 국회 본회의를 개의했지만 새누리당의 민생법안 단독처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여야 지도부에 조속한 교착정국 타개를 위해 협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구체적으로 ▲정기국회 의사일정 ▲이번 주말까지 세월호 협상 타결 등 2가지를 여야에 요청했다.
그는 정기회 일정의 원만한 진행을 고려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본회의 연기요청을 수용해 의사일정을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30일 본회의를 소집해 모든 계류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장이 무쟁점법안 처리에 나서달라는 새누리당의 요구도 수용하고 본회의 일정을 조금만 늦춰달라는 새정치연합의 요청도 수용하면서 의장이 단독국회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해 나간 최적의 선택과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본회의 법안처리가 무산되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정의화 의장을 강력 규탄하면서 원내대표직 사퇴입장을 밝혔지만 소속 의원들이 반대했고 김무성 의원의 유도로 소속 의원들이 박수로 재신임의사를 밝혔다.
국회 본회의가 3일간 연기됨으로써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일단 27일과 28일, 29일까지 여유를 가지면서 세월호특별법 절충점을 모색해 나갈 수 있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이번에는 반드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도 동시에 안게 됐다.
합의가 불발될 경우 새누리당은 국회 장기파행의 책임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고 야당은 월말까지는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셈이 돼 박영선 원내대표는 물론 문희상 비대위체제도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된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25일 야당과의 면담에서 수사.기소권을 고수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이번주말 협상의 초점은 세월호참사 진상조사를 뒷받침할 특별검사 추천방식에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유가족들은 서로간 이견에도 불구, 협상시한 중 어떤 형태로든 합의안을 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합의가 불발되면 국회는 정상화수순을 밟게 되고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자연히 관심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기국회 회기 들어서만 한달 가까이 공전되고 있는 국회는 30일부터 완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정감사는 10월 초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7월국회 이후 파행을 겪던 국회가 정상화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