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라이베리아에서 사망자 시신이 나흘간 거리에 방치되는 등 현지의 대응능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현재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망자 수를 826명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31일 729명이던 에볼라 사망자가 사흘 사이에 100명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 교외의 클라라타운에서는 구토와 출혈 등 에볼라 감염 증세를 보이며 사망한 남성 2명의 시신이 4일간 거리에 방치돼 있었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동네 주민에게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도움을 청했지만 외면당해 결국 거리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네마 레드는 "둘다 구조를 포기한 채 거리 맨바닥에서 죽었고 나흘간 그대로 방치됐다"고 말했다.
루이스 브라운 정보장관은 이날 의료진이 시신을 수습했다면서 거리에 방치된 것은 몇 시간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시신 처리와 환자 치료 과정도 원활하지 못해 주민의 공포와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몬로비아의 존슨빌 지역에서는 에볼라로 사망한 시신 30구가 처음으로 매장될 예정이었으나 매장용으로 땅을 팔 수 없다는 주인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 지역 웅덩이에는 시신이 담긴 수습용 가방 여러 개가 떠다녀 주민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우리 지역에 에볼라 사망자 묘지를 만든다고 (정부가) 상의를 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에볼라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묘지가 생기면 우리는 에볼라로 죽게될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인근에서는 보건 관계자들이 흰색 보호복을 입고 에볼라 안내문을 나눠주다가 주민들로부터 격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라이베이라 정부는 시신 접촉으로 인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 시신을 화장하기로 했다.
브라운 정보장관은 "매장 계획이 잘 되지 않아 이제부터 희생자들은 화장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