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태안 유족 "세월호특별법 만들어 경종 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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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2차 피해 우려…늘 지켜봐주고 목소리 들어줬으면

 


- 고통과 정부불신 커져 극단적 선택 할 위험도
- 태안사고 당시 약속들도 안 지켜져 1인시위중
- 끝까지 감시해야만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될것
- 특검과 특별법 등으로 정부가 수사에 힘 실어줘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12일 (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후식 (해병대 캠프 故이병학군 아버지)

◇ 정관용> 지난 해 7월 일어났던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그 유족 분들이 세월호 가족분들 위로하기 위해 진도에도 다녀오시고, 안산에도 가셨답니다. 유족 대표이십니다. 이후식 대표 나와 계시죠?

◆ 이후식> 예.

◇ 정관용> 그 아이들도 고등학교 2학년이었잖아요. 그렇죠?

◆ 이후식> 그렇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 정관용> 더더군다나 답답한 마음이시겠는데, 진도에 여러 번 다녀오셨다고요?

◆ 이후식> 네. 사고 다음 날인 4월 17일하고 25일, 또 5월 3일에 진도 실내체육관하고 팽목항에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 정관용> 가서 가족분들하고 무슨 말씀 나누셨어요?

◆ 이후식> 처음 갔을 때는 아무래도 대화가 어려웠어요. 공황 상태시고, 경황이 없다보니까.

◇ 정관용> 17일이면 사고 난 바로 다음 날이니까, 그렇죠?

◆ 이후식> 그렇죠. 두 번째 내려갔을 때는 대화가 됐습니다. 우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내 주장을 말하는 것이 좋고, 내 자식이 아니라 우리 자식이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것이 좋다. 또 같은 아픔을 나눈 사람끼리는 상처가 되는 말은 삼갔으면 좋겠다. 반드시 힘을 모아야만 이 아이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고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다.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 정관용> 그런 말씀 듣고, 그분들은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 이후식> 두 번째 갔을 때는 긴가민가하셨고, 세 번째 가니까 다 알아 들으셨어요. 오히려 먼저 아픔 겪었다는 부분에 대해서 거꾸로 저희를 위로도 해주시더라고요.

◇ 정관용> 아이고, 예. 진도에 가셨을 때는 실종자 가족을 만나신 거고. 안산에 가셔서 유족들도 만나셨다고요.

◆ 이후식> 장례를 치르신 분도 있고 치르고 계신 분도 있고 한데, 그 분들도 자식을 잃은 아픔만 챙길 수는 없다. 이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생각을 많이 하고 노력도 하고 계시더라고요.

◇ 정관용>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유족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조언을 주신 거고요. 또 정부가 무슨 말을 할 때는, 바로 반응하지 말고 끝까지 듣고 우리 주장을 펴라는 구체적인 조언도 하셨군요.

◆ 이후식> 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벌써 열 달 가까이 됐는데, 태안 사고 가족분들 아직도 참 힘드시죠?

◆ 이후식> 예. 많이 힘들어하고 있죠.

◇ 정관용> 그래서 시간 지나면서 2차 피해 걱정하시는 분도 있어요. 다시 말하면 지금 실종자 가족이나 유족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하시는 일들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이후식> 맞습니다. 2차 피해를 막는 데 정부나 주위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관심을 가져줘야 되고요. 또 처음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수 백명이 서로 의지하지만, 그 중에 떠나는 분들도 있고 또 그 자리가 허하다 보니까, 불안감 때문에 고통이 배가 돼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후식> 그리고 정부의 부실 대응이라든지, 반복되는 해명 때문에 불신이 가중돼요. 그러면 믿음이 깨지고 허탈감, 소외감이 드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늘 지켜봐주고,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어야만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요.

◇ 정관용> 네.

◆ 이후식> 저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망연자실하고 별 생각을 다 했어요. 그래도 진상규명을 위해 꿋꿋이 버티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고통이 커지고 불신이 커지고, 불신이 커지면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그런 건데. 지금 이후식 대표 보시기에 현재 정부가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잘 하고 있다고 보세요? 어떤 점이 미흡하다고 보십니까?

◆ 이후식> 일단 실종자 가족 분들은 경황이 없어서, 자식 찾는 일에만 열중하고 계시겠지만. 유가족들은 지금 많이 느낄 거예요. 정부와 언론에서 표현되고 있는 것들이 현실과 다르고 왜곡되어 있지 않느냐 하는 부분에서 많이들 힘들어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예. 지금 정신과 상담이나 트라우마센터 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24시간 한분 한분을 따라다닐 수도 없는 거고요. 그렇지 않습니까?

◆ 이후식>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당연하고요. 제 생각에는 한 차원 넘어서서 그 분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해서 서로 애환을 나누고요. 또 저희나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의 가족들과도 연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 이런 것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예. 벌써 오래 전이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의 유가족 분들도, 꾸준히 모임을 가지셨는데 그 모임에 나오시는 분들이 훨씬 더 빨리 극복이 된다는 말씀 해주셨거든요.

◆ 이후식> 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연대, 글쎄요. 아직은 경황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꼭 필요한 말씀이신 것 같고요. 그나저나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를 겪으신 입장에서 세월호 사고가 딱 터진 걸 보고, 제일 처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이후식> 저희가 겪었기 때문에. 저희 사고 당시에도 세상이 떠들썩할 정도로 온 국민이 아파했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엄중 처벌, 대책 수립에 대해 교육부 장관이 약속했었고 박근혜 대통령도 관리 소홀한 부분까지 엄단하겠다고 밝히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실상 저희 사건에 관해서 해결된 게 없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청와대에서 150일 넘게 1인 시위 중이고요. 아마도 이 세월호 사건도 끝까지 감시하지 않는다면, 모든 약속은 필시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

◇ 정관용> 끝까지 감시해야만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확실하게 이뤄질 거다?

◆ 이후식> 그렇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런 참사들, 결국 다 돈 목적으로 부실하게 허술하게 하다보니까 터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십니까?

◆ 이후식> 반드시 특검을 도입해서 수사를 제대로 하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보고요. 또 수사한 분들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정부에서 보장하고 힘을 실어줘야 하고요. 또한 법에 대해서도 규정만 따지고 판례만 따질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만들어서 파렴치한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네.

◆ 이후식> 그리고 온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재발방지대책을 이제는 반드시 수립해야 하고요. 그런 면에서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세월호 유가족 분들도 특검, 특별법 말씀하고 계신데. 그래서 명백하게 책임질 사람에게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만 재발방지의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후식> 맞습니다.

◇ 정관용> 예.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유족 대표 이후식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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