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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00명 탄 배 침몰에 경비정 1척 보낸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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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최초 구조 동영상 공개로 거듭 드러난 당국 초기 대응 부실

(사진=해경 제공 동영상 캡처)

 

해경이 28일 공개한 123경비정의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구조 동영상은 당국의 안이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는 초기 대응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세월호가 제주VTS(해상교통관제센터)에 최초로 위험을 알린 시각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55분.

이로부터 12분 뒤인 오전 9시 7분 제주VTS에서 연락을 받은 진도VTS가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해경의 최초 구조 활동은 오전 9시 38분쯤 123경비정이 고속단정을 기동시켜 이미 45도쯤 기운 세월호에 접근시키면서 시작됐다.

진도VTS가 세월호 침몰 사실을 확인한 지 이미 30분이나 지난 때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승객이 476명이나 되는 여객선이 침몰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는데도 사고 현장에 파견된 경비정이 단 1척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500명 가까운 승객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실제 구조 활동에 나선 건 123경비정에서 내보낸 고속단정 1척이었다.

동영상에서 고속단정은 세월호와 경비정을 바삐 오가며 승객들을 구조해 실어 날랐다.

하지만 운전과 구조에 필수적인 해경 대원을 포함해 정원이 7~8명에 불과한 고속단정으로는 어림없는 상황이었다.

본선인 123경비정도 뱃머리를 세월호에 근접시키며 승객 구조에 가세해 선실 유리창을 깨뜨리고 승객을 끄집어내는 등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더 이상 태울 자리가 없어 구조된 승객들을 줄줄이 옆에 매단 채 경비정으로 접근하는 고속단정은 이내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처럼 위태로웠다.

500명 가까운 승객을 구조하겠다고 경비정과 고속단정 각 1척이 허둥대는 어이없는 상황이 동영상에 따르면 20분 가까이 지속됐다.

그 20분 동안 목숨을 건진 이들 가운데 승객들에게는 "절대 움직이지 말고 안에 대기하라"면서도 자신들은 약삭빠르게 좌현 바깥 상황을 살피던 승무원들이 있었다.

속옷 차림으로 허둥지둥 경비정에 오르는 이준석 선장의 모습은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숭고한 책임과 의무를 내팽개친 세월호 승무원들의 타락상을 웅변하고 있다.

세월호 주변으로 민간 어선 등 추가 구조선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배가 완전히 넘어간 다음이었다.

동영상에는 침몰하는 세월호 위로 헬기가 시종 맴돌고 있었지만, 실제 헬기가 승객을 구조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침몰 사실이 처음 확인됐을 때 당국이 동원 가능한 모든 구조 역량을 투입해 더욱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더라면 구조자 수가 174명에서 멈추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당국의 사고 초기 대응이 안타깝고 어이없고 분통 터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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