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딘 바지선. 윤성호 기자
해양경찰청의 비호 아래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에서 민간 잠수사들의 실종자 수색을 막아 비판을 받아 온 '언딘 마린인더스트리'가 바지선 '리베로'를 청해진 해운의 최대 주주인 천해지에서 건조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구조작업을 위해 청해진 해운과 계약을 맺은 언딘이 자사의 바지선 마져 세월호 관련사에서 진수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청해진 해운과 언딘 그리고 해양경찰청의 유착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언딘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하루 뒤인 지난 17일 오전 10시 경상남도 고성군 동해면에 위치한 천해지 조선소에서 바지선 '리베로' 진수식을 가졌다.
주식회사 언딘의 김윤상 대표는 "언딘이 당사의 첫번째 건조 선박의 명명식 및 진수식을 천해지에서 연다"는 내용의 초대장도 보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청해진해운 지분의 3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선박블럭생산 및 조선플랜트사업을 하는 회사다.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지분의 42.81%를 보유하고 있다.
청해진해운 사무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청해진 해운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지배주주로 등록돼 있다.
'언딘'은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독점해 다른 업체 투입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 민간 업체로부터 강력하게 제기됐다.
세월호 침몰 구조작업을 위해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현대 보령호'는 "언딘의 바지선이 투입되는 동안, 사흘간 근처에서 기다리다 현장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언딘측이 이처럼 자사의 바지선을 천해지에서 발주하고 진수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해양경찰청이 언딘과 유착관계에 있는 것은 물론, 청해진 해운과도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해양경찰청은 언딘측이 바지선 '리베로'를 진수한 지 불과 며칠도 안돼 안전 여부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침몰 사고 해역으로 보내 구조작업을 주도하도록 배려했다.
이에따라 해경측이 왜 언딘측에 특혜를 줬는 지 반드시 사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자료사진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이와관련 24일 "준공도 아직 되지 않은 배(바지선 리베로)를 이 작업을 위해 급히 불러왔다"며 "아직 내장도 뜯지 않은 배"라고 말했다.
내장도 뜯지 않고 사고가 난 직후 하룻만인 지난 17일 갓 진수한 배를 왜 해경이 서둘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주도하도록 했는 지 특혜.유착관계 말고는 다르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펼친다"고 그동안 밝혀왔지만, 외부 민간 자원잠수사들은 "해경측이 언딘에게만 수색작업 기회를 주고 자신들을 배제했다"고 범대본을 비판해왔다.
고명석 범대본 대변인도 지난 19일 ""현재 계약된 잠수업체인데 '언딘'이라는 잠수업체인데 이 분들은 심해 잠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구난업자"고 언딘을 옹호했다.
결과적으로 초동구조에 실패한 해경과 청해진해운 측의 업체 등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자끼리 사고 해역을 장악한 채 수색작업을 펼쳐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