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아흐레째인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현장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민간 잠수사 등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활동을 주도했던 민간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은 인명구조가 아니라 선박 인양을 주 목적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자 구조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가족들의 반발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선박 인양 전문업체가 구조 작업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와 언딘 등에 따르면, 세월호가 소속된 청해진해운이 지난 17일(사고 다음날) 언딘과 맺은 계약은 인명 구조가 아닌 선박인양을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해진해운과 언딘의 세부 계약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인명 구조보다는) 선박 인양이 주 목적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딘이 구조작업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17일 계약을 맺고 사고 현장에 오니, 구조가 우선돼야 해서 해경·해군 등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으니 구조에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언딘 관계자 역시 "청해진해운과 수주 금액이 적히지 않은 약식 인양 계약을 체결했지만 수색구조와 관련한 계약은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양과 달리 구조수색에 대해선 아무런 계약도 없이 일하고 있는데 이렇게 매도당해 직원들이 실의에 빠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애초 나왔던 우려대로 언딘이 실종자 구조·수색에 대한 대비가 없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동안 해경은 청해진해운과 언딘과의 계약을 이유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대표가 주장한 다이빙벨 투입과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민간 잠수사들의 참여를 배제시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