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색작업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민간업체 '언딘 마린 인터스트리'의 김윤상 대표가 해양경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나 유착의혹이 일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그동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을 민·관·군이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민간 잠수사들은 "정부와 계약한 언딘'이라는 특정 민간업체 외에 민간 잠수사는 수색작업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민관 합동구조팀은 "언딘이 탁월한 수색 능력이 있어 우선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 업체는 침몰한 세월호의 선주인 청해진해운 측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언딘 바지선. (윤성호 기자)
또 정부 측은 언딘이 국내 유일의 ISU(International Salvage Union) 정회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언딘'에는 사실 전문 구조 인력이 없다. 선체 인양과 방제 작업이 기본 업무라 구조 인력은 필요할 때마다 단기로 계약해 인력을 투입해 왔다.
그러면 전문 구조업체도 아닌 특정 민간단체가 어떻게 이번 수색·구조 작업을 독점하듯이 차지할 수 있을까.
◈ 가족같은 '언딘·한국해양구조협의회·해경'
25일 해양구조업체 등에 따르면 언딘(UMI·Undine Marine industries) 대표 김윤상 씨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MB정부 시절인 2012년 8월 수난구조법이 개정되면서 설립된 이 단체에는 최상환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 전·현직 해경 측 주요 인사들이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언론 인터뷰에 자주 등장한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본부장과 차주홍 한국잠수기술인협회 회장도 이 단체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해양구조협회 임원. (한국해양구조협회 홈페이지 캡쳐)
두 사람은 언론에 출연해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관심을 끌었다.
황대식 본부장은 "다이빙벨 투입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하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다이빙벨 투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22일 오후 해난구조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전남 진도항에 정박 중인 다이빙벨을 적재한 배 앞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다이빙벨 장비를 준비해 생존자 구조 작업 현장을 찾았지만 구조당국이 투입을 허가하지 않아 철수했다. (윤성호 기자)
결국 이종인 대표가 사재를 털어 가져온 다이빙 벨은 지난 21일 해경에 의해 진도 해역에서 철수됐다.
하지만 이틀 뒤 언딘이 이 대표 것보다 감압 성능이 더 떨어지는 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의 다이빙벨을 가져와 투입 대기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는 언딘과 산학협력 관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경이 '알파잠수기술공사의 다이빙벨 투입을 고의로 방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한국해양구조협회와 해경의 밀접한 관계는 업무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거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해양구조협회 사무실은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민원동에 있다. 해경과 해양구조협회가 같은 지붕 아래 있는 것.
해양경찰청장 역시 한국해양구조협회와 가까워 보인다. 올해 1월에 진행된 한국해양구조협회 신년교례회 및 정기 이사회에 김석균 현 해경청장이 참석해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 사진에는 언딘 김윤상 대표도 함께 찍혀 있다.
가운데가 김석균 현 해양경찰청장, 오른쪽이 김윤상 언딘 대표. (한국해양구조협회 홈페이지 캡쳐)
김윤상 대표는 현 해양경찰청 고객평가위원회 위원이다. 해경 측 보고서에는 고객평가위원 참석자 명단에 '김윤상 ㈜언딘 대표이사 등 12명이라고 쓰여 있다. 고객평가위원회에서 그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윤상 대표는 또 지난 18일 저녁 최상환 해경차장 주재로 서해해양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을 위한 전문가 자문단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