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과급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인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 하에 오늘 새벽까지 밤샘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반도체 초호황기라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맞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파업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박성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과 아예 빈손으로 끝난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중노위원 참석 하에 오늘 새벽 3시쯤까지 약 17시간 동안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노조의 결렬 선언이었습니다.
노조의 파업 예고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부 권유로 가까스로 재개된 협상이었던 데다가, 초호황을 맞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순항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진 못한 겁니다.
사흘에 걸쳐 이어진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정부 측 위원인 중노위원이 노사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막판에 이를 조율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퇴보안'이라며 결국 거부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의 입장 들어보시죠.
[인서트]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저희가 느끼기엔 조정안은 저희가 요구했던 것보다 조금 퇴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수백조 원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영업이익을 어떻게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이냐를 두고 협상을 한 건데, 핵심 쟁점을 뭐였습니까?
[기자]
네. 반도체 담당인 DS부문 소속 조합원이 대다수인 초기업노조는 그동안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지급하고, 이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노조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270조 원에 15% 이 요구를 적용하면 40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사측은 공격적인 시설·연구개발 투자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반도체 사업의 특성과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 등을 이유로 제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었죠. 대신 올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0%를 활용하고, 핵심 수익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는 국내 실적 1위 달성 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특별포상안을 제시해왔습니다.
중노위는 이런 내용들을 청취하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핵심 요구인 새로운 성과급 방식 제도화가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거부했습니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그럼 파업이 불가피한건가요?
[기자]
6개월 동안 이어진 삼성 노사 갈등 국면에서 대규모 파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조는 당장 오는 21일부터 18일 동안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해왔는데요.
노조의 주축인 초기업노조의 구성원 대부분이 반도체 DS부문 소속 조합원들인 만큼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 되면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타격액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축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아직 파업예고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물밑 대화를 통한 극적 타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쟁의행위, 즉 파업을 제한하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김 장관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번 성과급 갈등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성과급 논쟁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떼어 상한 없이 지급하면서 촉발된 측면도 큽니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 노조까지 비슷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고, 다른 기업 노조들도 유사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겁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노조도 성과급으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요구 중이고, 카카오도 영업이익의 10% 수준의 성과급 지급 문제 등을 놓고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호조세를 동력 삼은 주식시장 상황은 오늘 어땠나요?
[기자]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협상 결렬 영향으로 오늘 장 초반 5% 넘게 급락했지만, 노사 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 메시지와 맞물려 전 거래일 대비 1.79% 상승해 장을 마감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2.63% 오른 7844.01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