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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계급장' 올라 간 해경…국민 안전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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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관 5명 중 1명은 간부…사고 책임자는 없다

세월호 여객선이 침몰한 진도 인근 해상에서 잠수부들이 구조할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해양경찰이 조직과 인력은 늘어났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구나 해경은 선박사고의 심각성과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사실상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해양경찰 '계급' 상승…거대 조직화

지난 2005년부터 해양경찰청장의 계급이 치안정감에서 치안총감으로 한 단계 높아졌다.

정규직 해양경찰관 7,817명 가운데 경위 이상 간부직원만 1,514명으로 간부화율이 19.4%에 이른다.

전국에 4개 지방청과 1개 직할서, 16개 해양경찰서, 87개 파출소, 240개 출장소를 거느리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 됐다.

2013년 예산이 1조1,538억 원으로 경찰청에서 독립한 지난 1996년 2천억 원 보다 5.8배나 급증했다.

◈ 해양재난구조 인프라 확충 167억원…전체 예산의 1.4%

해양경찰의 지난해 예산 가운데 무려 53.6%가 대형 함정 건조사업과 건축비 등에 투입됐다.

또, 예산의 43.1%는 직원 인건비로 지출됐고 출장비와 사무용품 구입비 등 기본경비로 3.2%를 사용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해양재난구조 인프라 확충' 예산은 167억 원으로 고작 1.4%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해경의 재난구조 장비는 낡고 오래됐지만 교체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경은 지난 2011년 12월에 수립한 '해양경찰 실천계획'을 통해, 항해 안전성 확보를 위한 VTS(해양교통관제) 운영 체계 마련과 노후 통신장비 교체가 시급하다고 자체 진단했다.

특히 관제구역 순찰과 단속 등 현장성 강화를 위한 VTS 순찰정 도입과 전담조직 신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대형 해양사고의 신속한 대응과 수심 40미터 이상의 침몰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선 '특수구조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이는 해경이 3년 전부터 자신들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 확보 등의 노력은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여객선(사진=목포해경)

 

◈ 세월호 초동 대처…해경의 역할은 없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응하는 해경의 역할과 수준은 기대 이하로 평가된다.

해경이 운영하는 진도VTS는 사고 당일 승객 476명을 실은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멈춰 섰지만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 제주VTS로부터 연락을 받고 겨우 조치를 취했다.

해경은 또, 침몰 현장에 도착해서도 누구하나 선체에 진입하지 않았고, 선실 유리창을 깨서 학생들을 구출하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해경이 2011년 실천계획을 통해 VTS의 역할과 특수구조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어느 것 하나 실행된 게 없었다.

거대 공룡 해양경찰이 계급만 올려놓고 제역할은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경이 해수부 외청 기관이지만 모든 운영과 예산집행은 별개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경이 수사와 정보, 해양안보 등 권한 행사 업무에 치중하면서 해양안전과 해난구조 업무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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