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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단계 변침때 '기우뚱'…오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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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변침 후 순식간에 30도 기울어…'상황 급변'

세월호의 자동식별장치(AIS) 기록

 

세월호 선장 등 구속된 핵심 피의자들은 이번 사고가 2단계 변침 과정에서 선체에 발생한 심각한 쏠림현상이 원인이고 변침 이전에는 운항 과정에 어떠한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21일 이번 사고로 구속된 선장 이준석(69·남) 씨와 3등 항해사 박 모(25·여) 씨, 조타수 조 모(55·남) 씨를 접견한 강정민 변호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강 변호사는 21일 오후 3시부터 이 씨 등 3명이 조사를 받고 있는 목포해경에서 박 씨와 조 씨, 이 씨를 차례로 접견해 운항 과정과 사고 원인, 승객 구호 조치 등에 관해 6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선장 등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이전까지는 잠수함이나 어선 등 운항에 방해되는 어떠한 장애물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등 항해사 박 씨와 조타수 조 씨가 근무를 교대해 조타실 근무에 투입된 오전 8시 이후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세월호는 인천을 떠나 줄곧 135도, 남동 방향으로 순조롭게 항해했고 까다로운 맹골수도를 거의 벗어나 시정이 넓게 확보되는 지점에 도착하자 선교 지휘를 맡은 3등 항해사 박 씨가 평소 지도받은 대로 제주 방향으로 5도씩 나누어 2단계 변침을 지시했다.

항로를 오른쪽으로 10도 변경해 145도로 항해하도록 한 것이다. 제주에 도착하기까지 이제 3시간 정도만 전진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조타수 조 씨는 박 씨 지시에 따라 키를 돌렸다.

1단계 5도 변침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어 2단계 5도 추가 변침을 위해 키를 돌린 조 씨는 배가 기우뚱하는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이상을 느낀 조 씨가 즉시 반대 방향으로 15도 정도 키를 회전시켰다. 그 순간 배가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듯이 돌면서 왼쪽으로 기울었다.

조 씨는 "배가 순식간에 기울었는데 느낌상 30도 정도 기운 듯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에는 외부적 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별다른 사전 이상 징후 없이 갑자기 일어났고 침몰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침몰한 세월호 (목포해경 제공)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선체 결함인지, 조타수 과실인지, 아니면 이 두 가지를 포함한 복합적 요인인지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당국의 몫이다.

강 변호사는 접견 직후 기자를 만나 "3등 항해사 박 씨는 사고 전까지의 상황은 명료하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사고 발생 직후부터 구조돼 팽목항에 도착할 때까지 상황은 기억하지 못해 사고 당시 쇼크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이준석 선장이나 조타수 조 씨는 사고 전후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강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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