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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북한 무인기, 왜 청와대를 겨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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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집 정찰용, 무인기 성능테스트, 청와대 타격 위협?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찍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방공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록 북한 무인기의 수준이 우리보다 낮고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청와대 상공이 뚫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방공 대비태세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남북이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첩보를 수집한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도 문제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북한 무인기, 왜 청와대를 겨냥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파주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사진=국방부 제공)

 

▶ 가장 궁금한 건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 부근까지 내려온 게 확실하냐?

= 확실하냐고 물으면 단정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나온 상황으로 봐서는 북한에서 발진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찍고 돌아가다가 파주 봉일천 부근의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방부는 "3월 24일 파주에, 3월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 합동조사결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두고 정밀 조사 중에 있다"고 2일 공식발표했다. 북한 것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사진 촬영지역에 대해 정밀 조사 중에 있다"면서 "전체 사진 중 파주 등 경기북부와 서울지역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 전경 (사진=황진환기자/자료사진)

 

▶ 청와대 경내까지 상세하게 찍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던데?

=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대통령 관저까지 상세하게 찍혔다"거나 "위성사진보다 더 선명하다"는 보도가 나온다.

민영통신사인 뉴시스는 2일 <파주 무인기="" 청와대="" 촬영한="" '같은="" 사진="" 다른="" 결과'=""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사팀에 따르면 무인기는 3월24일 오전 8시부터 파주 인근에서 사진촬영을 시작했고 통일로를 따라 300m 고도로 비행하며 20분 만에 청와대 인근에 도착했다. 이 지점부터 무인기는 점차 고도를 낮춰 대통령 숙소가 있는 관저까지 또렷이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무인기는 파주 일대에서 8초에 한번, 청와대에 접근하면서 4초에 한번, 1초에 한번 꼴로 촬영 간격을 좁혔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방부는 청와대 내부가 무인기의 카메라에 촬영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기가 청와대까지 근접했느냐는 질문에 "확인할 수 없다"면서 "서울의 1㎞~1.5㎞ 상공에서 촬영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상세한 촬영정보를 공개할 경우 북한에 정보를 알려주는 결과가 된다면서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무인기에 장착된 일제 캐논 카메라.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카메라에 찍힌 사진과 관련해 "해상도는 구글에서 받는 것보다 더 낮다"면서 "일제 캐논 카메라로 1㎞~1.5㎞ 정도의 원거리로 촬영한 수준으로 군사 테러목적 정찰 수준으로는 볼 수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카메라여서 정밀한 촬영이나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줌 기능이 없는 캐논 550D가 장착돼 있었다"면서 "이 카메라로 1~1.5㎞ 거리에서 찍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수준으로는 군사용으로 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런 수준의 무인기로 청와대를 겨냥했을까?

=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조금씩 분석이 엇갈린다. 그래서 각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내용 그대로 전하고자 한다.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은 "북한의 무인기는 북한의 존재성과 정보의 과시를 위한 용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안 의원은 "이번에 드러난 무인기 정도의 조잡한 수준으로는 군사용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수준의 무인기를 청와대 상공까지 보냈다면 과시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정보사령관을 지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김왕구 편집장은 "청와대를 타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정찰 목적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편집장은 "북한 무인기가 '저급하다'거나 '조악하다'는 건 미국의 평가이지 절대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라면서 "우리의 약점을 뚫고 청와대까지 왔다는 점, 그리고 추락하지 않았다면 왔다 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는 점, 북한이 외관을 멋지게 보이려고 만들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예비역 장성출신으로 국방부 남북군사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지내면서 50여 차례 남북회담에 참여한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지형정보나 군사시설 정보를 확보하려는 정찰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 위원은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이 우리보다 낙후돼서 지형정찰능력이 우리보다 떨어지므로 무인기를 통해 정보를 확보하려는 정보수집목적과 함께 무인기의 성능을 실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국방안보포럼 양욱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남북 긴장상황에서 무인기를 청와대까지 보낸 건 청와대에 불만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백령도에 무인기를 보낸 건 해상사격에 대한 대응사격의 절차나 부대이동 이런걸 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사전 지형정찰용일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의 방공망 시험차원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으로 향할 당시에는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없을 시점이니까 사전지형정찰과 대비태세를 점검하려는 의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그러나 청와대를 타격하려는 의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라는 사이트에 시속 925㎞로 인왕산을 돌아 들어가서 청와대를 타격하고 관악산을 돌아들어가서 수방사를 타격한다 는 내용이 연재된 적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지형정찰을 목적으로 무인기를 보냈을 가능성이 높고 또 무인기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남북이 대치상황이므로 극단의 상황을 가정해서 청와대 타격이나 그런 위험에도 대비해야한다는 의견들이었다.

무인기로 추정되는 북한의 소형 비행기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북한 무인기는 확실한 거냐?

= 그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사실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기를 북한에서 발진 시켰을 가능성 농후하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비행경로가 북쪽에서 서울로 와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 중에 파주에서 떨어졌다"는 점, 두 번째는 "잔여연료가 남아있었는데 그 연료면 북한지역으로 충분히 복귀할 수 있는 양이 남아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세 번째는 (무인기) 회수 방법은 십자형 낙하산으로, 이것은 군에서 사용하지 민간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파주 추락 무인기 엔진 배터리 뒷면에 '기용 날자'와 '사용중지 날자'라는 북한식 표현이 2곳에서 사용됐다는 점이다. 북한에서는 우리말 '날짜'를 '날자'로 표기한다.

그렇지만 의문도 남아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방부가 북한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힌만큼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무인기는 북한만 보유한 것이 아니라 우리도 보유하고 있지 않나?

= 그렇다. 우리 군이 보유한 무인기의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세계 각국은 무인기 수준에 따라서 상중하 세 그룹으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은 '상그룹'에 속하면서 세계 7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가장 낮은 단계인 '하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형' 스마트 무인기를 시연한 바 있다.

군에서도 7년 전부터 정찰용과 감시용 등으로 다양한 무인비행기를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는 목적에 따라 근거리용 모델부터 100㎞ 이내를 활동범위로 하는 모델,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UAV 무인항공기 (사진=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화면 캡처)

 

우리 군이 운용하는 무인정찰기인 '송골매', '서처', '스카이락-II' 등은 비교적 첨단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부터 군단급 부대에 배치된 송골매는 북한군 병력과 장비, 이동표적 등에 대한 실시간 영상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을 갖췄다. 실시간 원격조정과 프로그램에 의한 자동항법 비행 기능도 있으며, 통신이 두절되면 자동 귀환하도록 제작됐다.

글로벌호크. (사진=노스롭그루만社 제공)

 

군은 또 2018년까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4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최첨단 정찰기이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은 "우리 기술은 상공에서 지상의 개미도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파주와 백령도에서 추락한 북한의 무인기는 우리 군이 보유한 무인기와 비교하면 초보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무인기는 크기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프로펠러 엔진을 사용하고 카메라와 낙하산을 갖추는 등 장비 수준은 유사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성욱 미래비행체계실장은 "이번 무인기의 수준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우리보다는 15년에서 10년 정도 기술이 뒤처졌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NBC 방송도 민간 정보업체 올소스어낼러시스 조지프 버뮤데스 대표의 말을 인용해 "북한 무인항공기는 시리아 등에 판매되는 서방국가의 구형 기술이 기반이고, 카메라가 달린 모형비행기 수준"이라고 보도했고 런던 킹스칼리지 폴 슐트 연구원도 "이 기종은 골동품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1990년 공군박물관에 기증됐다"면서 "이런 무인기에는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무인기는)일본제 캐논 카메라가 부착된 2m 이하의 소형 무인기로, 실시간 영상 송수신은 불가능하고 카메라로 정지영상을 촬영하고 회수하는 방식의 초보 수준 정찰용 무인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무기체계 전문가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신영순 센터장은 "파주나 백령도의 무인기를 북한의 현재 수준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1개가 와서 1개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기술력이 무조건 낙후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 북한 무인기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청와대 상공이 뚫렸다거나 청와대가 타격대상이 될 것처럼 보는 것은 지나친 것이냐?

= 안보문제는 항상 극단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남북이 대치상태이므로 어떤 일이건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극단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북한이 청와대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고 핵탄두도 사용할 수 있고 비행기로 침투할 수도 있고 1968년 1.21 사태처럼 북한군 특수부대를 내려 보낼 수도 있다.

물론 무인기는 테러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하고 대비를 해야 하는 건 틀림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무인기 문제를 지나치게 부풀려서 위기를 조장하는 것도 자제하고 피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북한의 무인기는 우리 군이 보유한 무인기에 비해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 우방국끼리도 첩보전을 하는 상황이고 우리도 무인기를 북한 정찰용으로 활용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무인기 소동은 북한의 낮은 기술수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크워크 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불안한 마음에 정찰이라도 한답시고 정찰기를 띄운 건데, 기술이 형편이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북한의 '약함'이 드러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새로운 무기나 도입하는 쩍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 최종건 교수(정치학)는 "화질이 아무리 조악하다고 해도 청와대와 병력 사진이 무인기에 찍혔다는 것은 우리의 통합방위시스템(C4I)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계태세와 관련된 문제는 저고도탐지레이더를 수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탐지와 방어를 철저히 해야 하는 군의 기강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무인항공기 활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는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2차장이 참석해 3시간 이상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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