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미 아나운서]검찰총장과 민정수석, 민정수석과 대통령 부인의 비화폰 통화가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다른 정권에서는 비화폰 지급대상이 아닌 검찰총장과 민정수석 대통령 부인이 왜 비화폰을 지급받았고, 왜 민감함 시기에 통화를 했을까요?
권영철 대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심우정 검찰총장과 김주현 민정수석의 통화시기가 문제인거죠?
심우정 검찰총장(왼쪽)과 김주현 전 대통령 민정수석. 류영주 기자·연합뉴스 [대기자]그렇습니다.
2024년 10월 10일과 11일 두 차례 비화폰으로 통화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왜 이 시기가 문제이냐 하면 바로 전날 10월 9일 명태균씨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서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명태균씨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거의 경선 한 6개월? 5~6개월 간 아침마다 전화가 왔어요, 계속. 그러면 그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겠죠. '언제 입당해야 됩니까?' 물어보시더라고.+(입당 당일) 나한테 전화가 왔어요. '언제 입당하는 게 좋겠냐?' 제가 그때, 말일 날(7월 30일)이야. 아마 그랬어. '토요일은 기자들 출근 안 하니까 오늘 그냥 들어가세요'. 그런데 그때 가시대?"
명씨의 이 발언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명태균 씨를 두 번 만난 후 더 이상의 소통은 없었다"라고 해명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쌓이게 된 겁니다.
[앵커]전화는 김주현 민정수석이 먼저 한거죠?
[대기자]심우정 총장의 해명이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10일 부재중 전화가 와 있어서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전화한 시간이 아침 8시50분쯤이니까 출근 직후에 전화해서 12분 32초간 통화한 겁니다,
명태균 씨. 류영주 기자그 전날 저녁에 명태균씨의 인터뷰가 방송에 나간 뒤에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수사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통화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월 11일 오후 2시2분쯤 김 수석이 심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11분36초간 통화했습니다.
김주현과 심우정 두 사람의 관계는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직속부하인 검찰과장이었는데, '가족보다 더 끈끈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에서 참패한 뒤 민정수석을 부활시키면서 자신의 검찰 5년 선배이면서 대학후배인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습니다. 김 수석은 부임한 뒤 첫 조치가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지휘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경질하고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서울지검장으로 영전시켜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지휘하게 했습니다.
[앵커]김주현 민정수석이 김건희씨와 비화폰 통화를 한 사실도 드러났죠?
[대기자]그렇습니다.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명품가방 수수 사건으로 검찰의 출장조사를 받기 10여일 전에 30분 넘게 통화한 사실을 한겨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김건희씨가 지난해 7월 3일 오후 4시 8분쯤 김 전 수석에게 전화해 17분 49초간 통화했고, 잠시 뒤인 오후 4시 29분에 김 수석이 전화해 15분 58초간 통화했습니다.
이 때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건희씨 조사 방식 등을 조율하던 민감한 시기였습니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7월 20일 이원석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서울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건물로 찾아가 휴대전화를 신분증을 제출하고 출장조사를 한 뒤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앵커]비화폰은 군사용 또는 외교안보용 아닌가요? 검찰총장에게도 지급을 했나요?
[대기자]윤석열 정부 이전에는 지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나 박근혜 정부 검찰총장들에게 물어보니 비화폰이라는 게 뭔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사실 검찰총장 뿐만아니라 민정수석이나 대통령 부인도 비화폰 지급 대상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인 서영교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 "민정수석은 비화폰을 가질수 있는 대상인가요? 심우정검찰총장은 비화폰을 가질수 있는 자리인가요? 김건희는 비화폰을 가질수 있는 자리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확인해보니 지난 정부 민정수석이나 검찰총장, 대통령 부인 모두 비화폰을 가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전직 한 검찰총장에게 비화폰 지급을 받았는지 확인하니? "업무용폰을 받기는 했는데 사용 안하고, 개인 폰 그대로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청와대하고 통화할 일은 없다. 왜 통화해?"라고 반문하면서, "원칙적으로 법무부하고만 하는게 맞다. 아무래도 중립성이나 공정성 문제가 있으니까.. 청와대 하고 선을 긋는게 맞다"고 했습니다.
[앵커]심우정 검찰총장이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니까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게 될까요?
[대기자]그렇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김주현 민정수석, 심우정 검찰총장, 박성제 법무장관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변호인들 이른바 로펌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심 총장은 서울중앙지법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피고인'의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해 풀어줬고,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혐의뿐 아니라 명품 백 수수 혐의도 깨끗하게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 "검찰총장이 언제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는지도 의아합니다. 검찰총장이 비화폰을 지급받은 것 역시 검찰이 윤석열의 친위대였음을 방증하는 증거입니다."
이성윤 의원은 심우정 총장이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을 세차례나 반려하며 경찰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심우정 총장은 내란특검과 김건희 특검 모두 조사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민주당은 노상원 수첩 등 내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심 총장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주요임무 종사자들의 구속기한 만료가 다가왔는데도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하지 않아 이들이 줄줄이 석방될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김주현 전 민정수석은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데, 특검조사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비화폰이 있고 보안폰이 있고 그런건가요?
[대기자]비화폰이 있고 보안폰이 있고 일반폰이 있습니다. 비화폰과 보안폰의 비교표를 보시면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비화폰 개발이 공개된 건 2003년 2월 3일입니다. 팬택&큐리텔이 비화폰을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비화폰은 음성신호를 암호화해 비화폰끼리 통화시 도청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당시 팬택&큐리텔은 1년 전 개발을 완료해 일부 정치인이 사용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보기관이 비화폰 판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제대로 시판되지 못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비화폰이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건 2005년 폭로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또는 '삼성X파일'로 불리는 사건 직후였다고 합니다.
'X파일'은 김영삼(YS) 정권 때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전신)의 불법 도청 조직인 '미림팀'이 삼성그룹 2인자 이학수 비서실장이 이건희 회장의 지시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에게 전달하고 홍 사장의 이행 내용을 보고받는 형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청와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전직 경호처 간부에게 물어보니 'X파일' 사건 이후 비화폰 사용이 본격화 됐으며 서버는 경호처가 관리하고 비화폰은 대통령과 군, 국정원, 외교 등 국가기밀을 다루는 직책에 보급됐고, 국무위원과 주요부처 차관들에게도 지급됐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확인하기로는 비화폰 지급대상을 명문화하거나 규정으로 제한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필요에 따라 지급해왔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지나치게 확대된 걸로 안다는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