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차세대전투기(F-X) 사업 기종으로 선택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생산되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록히드마틴 항공사 생산기지.
머리카락 반지름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조건이 황금률로 맞아 떨어져야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최첨단 '스텔스'(Stealth) 전투기인 F-35가 위용을 드러냈다.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 위치한 록히드마틴 생산공장에서 F-3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록히드마틴社 제공)
예리한 각도와 매끄러운 곡선, 지그재그 조립, 특수도료와 외장 복합소재, 숨겨진 무기와 장비 등 F-35는 자신은 보이지 않으면서 적을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스텔스 전투기는 방공망을 뚫고 적의 종심까지 치고 들어가 방공망을 파괴하고 지휘부와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고 우리 군이 차기 전투기(F-X)의 작전요구성능으로 스텔스를 채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12일 취재진이 방문한 록히드마틴 항공사에는 F-35A 전투기 한대가 정부의 승인을 받기에 앞서 시험비행을 위해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적으로 굉음을 울리며 날렵하게 날아오른 F-35A는 이내 하늘을 가르며 허공으로 사라졌고 이는 '아직도 개발중인 전투기'라는 인식을 날려버렸다.
이륙 준비중인 F-35 (사진=록히드마틴社 제공)
F-35의 정확한 각도와 지그재그 형태의 독특한 동체 형상은 적의 레이더파를 분산시키고 특수도료와 흑연이 가미된 외장 복합소재는 레이더파를 흡수한다.
록히드마틴은 이같은 스텔스기 개발을 위해 40년 이상 투자했다. SR-71를 시작으로 F-117, F-22 랩터에 이어 현재 전방위 스텔스 전투기 F-35를 생산하고 있다.
5세대 전투기의 또 다른 특징은 항전장비의 혁신이다. 특히 전투기를 조종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센서융합 기능을 갖춘 F-35는 전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예비역 미 공군 대장인 개리 노스 고객요구담당 부사장은 "게임 룰이 바뀌었다"고 단언하며 "기동성과 무장도 중요하지만 센서 융합 등 정보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혁신을 통해 F-35는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종이 쉬운 전투기로 탄생했다. 비행기 이착륙 등 조작이 쉬워 조종사가 전술비행에 몰입할 수 있다.
F-35를 시험비행 중인 빌리 플린 조종사는 "유로 파이터 타이푼과 F-18 전투기를 비행해봤지만 F-35는 차원이 다르다"며 "조작이 쉽고 센서융합 기능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편대비행 중인 F-35 (사진=록히드마틴社 제공)
실제로 F-35A 전투기의 모형 조종석(cockpit)에 앉아 시뮬레이션 비행을 해봤다. 기존 전투기의 복잡한 조작장치와 버튼 등을 없애고 조종석 전방에 터치스크린을 배치해 간단한 터치 한번으로 각종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이륙과 착륙, 비행이 모두 몇번의 조종기와 장치 조작으로 간단하게 이뤄졌다. 또 비행중 적기가 나타나면 레이더가 포착해 자동적으로 전방 스크린에 표시되고 이를 손으로 터치해 표적을 조준한 뒤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의 한 직원은 "레이더와 미사일에 달린 첨단 유도장치를 통해 발사된 미사일이 알아서 목표물을 찾아가 타격하기 때문에 발사버튼을 누른 뒤 퇴근해도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같은 고성능을 갖춘 F-35 제조 공장도 찾았다. 길이 1.8㎞(1.1마일), 너비 30로 방대한 규모의 F-35 조립공장은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데만 40분이 걸릴 정도였다.
비행장 활주로가 연상되는 이곳에서 F-35A(공군용), F-35B(해병대용), F-35C(해군용)가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었다.
A, B, C의 생산과정은 80% 정도 유사하고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C형은 날개가 연료탱크로 쓰이기 때문에 20% 더 크고, 협소한 공간에서 전개하는데 적합하도록 날개 접힘 기능이 있다.
한 조립라인에서는 호주에 이양될 F-35A 첫 전투기가 생산되고 다른 라인에서는 이탈리아에 5번째로 이양될 F-35A가 만들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