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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음성 AI 다시 기승…오리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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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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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감염 농가 보상금 감액 방침에 "어려움 외면한 처사"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충북 지역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일 이후 한동안 의심 신고가 없어 AI가 수그러드는가 싶더니 지난 17일부터 음성·진천 일대를 휩쓸고 있다.

충북도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에도 충북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종오리 농장이 의심 신고를 접수했다.

◇ 살처분 가금류 11년 전의 3배

도내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2003년 이후 두 번째다.

2003년 당시 가금류 67만1천 마리가 살처분됐고, 274만 개의 종란이 폐기됐다. 피해 농가에는 61억8천3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역학조사 결과 철새가 텃새에 AI 바이러스를 옮겼고, 텃새가 농장에 날아들면서 가금류에 AI를 퍼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농장에 차량과 사람들이 오가면서 AI는 더욱 확산됐다.

올해의 피해 규모는 11년 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26일 현재 도내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171만6천 마리(닭 80만5천 마리, 오리 91만1천 마리)에 달한다. 11년 전의 3배에 가까운 규모이다.

피해 농가에 지급될 보상금도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 수그러들지 않는 AI…이유는

전국적으로 오리 사육 농가가 많은 지역은 전남 나주·영암, 전북 정읍·부안·고창,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경기 안성이다. 일종의 '오리 벨트'인 셈이다.

진천·음성 지역에 오리 농가가 많은 것은 특산물인 수박과 무관하지 않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수박 농사를 7∼8년 짓게 되면 생육 저하나 상품 수량 감소 등 연작 장애가 발생한다.

이런 농가들이 수박 재배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오리를 사육하면서 두 지역의 오리 마릿수가 많아졌을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그래도 매년 방역에 치중한 덕분에 2006년 11월, 2008년 4월, 2010년 12월 전국 곳곳이 AI로 몸살을 앓을 때 충북은 여파를 비켜갔다.

그러나 올해에는 가금류 방역사업 예산 16억원을 조기 투입했지만 AI를 차단하지 못했다.

더욱이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의 시료 검사 결과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와 봉현리 농가 두 곳에서 키우는 오리에서 AI 항체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두 농가가 AI 의심 신고를 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생각이다.

충북도 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4일 이런 농가들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확대했다.

예방적 살처분의 범위는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3㎞ 안쪽에 그쳤으나 이때부터 반경 10㎞로 확대됐다.

방역 당국은 AI 의심신고를 하지 않은 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 감액을 통보했다.

◇ "보상금 감액은 어려움 외면한 처사"…사육 농가 울상

지난 20일 오리를 살처분한 음성군 맹동면의 농가 31곳 중 26곳은 AI에 이미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가 확인된 농가에는 보상금의 20%가량을 감액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발생 농가 외에 AI 감염이 확인된 농가들 역시 보상금을 전액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농민들은 "AI 감염 여부를 모르다가 발생 농가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살처분을 한 뒤 보상금을 모두 주지 않겠다는 것은 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AI 발생 책임을 농가로 떠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뒤늦게 AI 항체가 발견된 맹동면의 오리 농가에 대한 보상금은 더 줄어 80%가량 감액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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