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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양극화 현상이 대기업 그룹 내부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국내 전체 법인 영업이익의 20퍼센트를 올릴 정도로 잘 나가지만,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대기업 그룹 중에는 좌초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웅진, STX, 동양 그룹이 연달아 무너졌고 이런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동성 위기설이 나오는 중견 대기업 그룹의 동향이 올해 우리 경제의 주요 관건이 되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CBS 산업부는 현대 한진 동부 두산그룹 등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됐던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편집자 주]한진해운발 유동성 위기를 겪고있는 한진그룹의 자구 노력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5조5천억원에 이르는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이미 목표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고 벌크 전용선 매각도 성공하며 2조5천억원 가량을 조만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나머지 3조원 규모의 자산 처분 및 외부 차입 성사 여부다.
너무 늦지 않게 적절한 매입자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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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부채비율 880% → 400%대 목표
한진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19일 발표한 자구안을 통해 880% 이상 치솟은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400%대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한 3조5천억원의 자금은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천만주(2조2천억원) 매각 △부동산 및 투자자산(1조400억원) 매각 △구용 항공기 13대(2500억원) 조기 매각하는 방법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에쓰오일 지분 매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인수 의사를 밝혀 자구 노력이 상당한 속도를 내고있다.
회사 관계자는 “에쓰오일 주식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쓰오일 지분은 이를 담보로 1조원 이상 대출을 받은 상태여서 매각이 완료돼도 실제 확보되는 금액은 1조2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 한진해운, 자금 지원 등으로 1조원 조달한진해운도 대한항공과 같은 날 경영설명회를 열어 2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한진해운은 올해 회사채와 선박금융 등 1조2400여억원, 내년 1조800여억원, 2016년 8700여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용선 사업부와 항만 터미널 등 비주력 사업부문, 노후 선박 13척, 해외 부동산을 팔아 6900억원 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담보 가치 한도 내에서 1천억원을 지원하고 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31일 1차로 15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한진해운은 또 은행대출 3천억원 등을 합쳐 총 1조9700여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이 가운데 지난 달 27일 벌크 전용선 사업부분을 매각해 3천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한편 대한항공이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한진해운의 최대주주가 되며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다.
◈ 부동산, 투자자산 매각 성사는 지켜봐야
그룹 전체적으로는 목표액인 5조5천억원 가운데 에쓰오일 지분과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절반 가까운 2조5천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나머지 3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 가능성은 속단할 수 없다.
한진그룹 외에 현대와 동부그룹도 조 단위의 대형 매물을 쏟아낸 상태여서 기간 내에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매각 같은 경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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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 업황 개선은 희소식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해운 업황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달 3년만에 23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항공 업황도 경기 회복에다 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