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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끌려갔는데,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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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들이 끌려갔다면 그런 낭설을 말하겠나

- 단재 신채호 선생 독립운동 인정하지 않아
- 위안부 할머니"내가 일본군에 끌려갔는데 따라다녔다? 그게 말이 됩니까?"
- 교학사 편집장이 전화해, “왜 틀렸는지 알려달라고 해”
- "학생들 학습권 위해 틀린 내용 수정할 기회 줘야 되지 않겠나"며 전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26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준식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김복동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 정관용> 오늘 위안부 할머님들. 또 독립운동가 후손. 또 4.3제주항쟁 피해자 후손. 이런 분들 등등이 교학사 교과서의 배포를 금지해 달라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습니다. 올 한해 교학사 교과서가 계속 논란인데요. 교육부의 요청으로 수정을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400건에서 600건 가량의 오류 또 왜곡이 있다. 이런 학계의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죠. 그래서 지금 교학사 교과서를 검토하고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준식 연구위원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좀 들어보고요. 오늘 가처분신청은 또 왜 내게 된 건지 위안부 할머님입니다. 김복동 할머님은 전화로 연결해서 목소리를 좀 듣겠습니다. 민족문화연구소의 이준식 연구위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준식>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오늘 있었던 일부터 정리해 보죠. 오늘 가처분신청 낸 분들이 어떤 어떤 분들이세요?

◆ 이준식>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서 고생하신 할머니 두 분하고요. 그다음에 동학농민군을 이끌었던 김개남 장군의 후손. 그리고 독립운동가 후손 그다음에 제주 4.3항쟁 민간인 희생자 후손. 그리고 광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후손, 관련자. 이렇게 여러 분들이 지금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분들이 원고가 되어서 이 교과서가 배포되면 어떻게 된다. 그러니 이거를 배포하지 말아라.

◆ 이준식> 교학사 교과서에 실려 있는 내용대로 하면 각각의 사건에 관련되신 분들의 인격권이 그리고 후손들의 인격권이 심각하게 침해를 받으니까 이 교과서의 배포를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낸 것입니다.

◇ 정관용> 인격권을 훼손당한다? 그러니까 본인들의 활동을 잘못되게 썼다, 교학사 교과서가?

◆ 이준식> 네.

◇ 정관용> 동학농민 그 부분도 잘못 쓴 게 있나요?

◆ 이준식> 네.

◇ 정관용> 뭘 잘못 썼어요?

◆ 이준식>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해서 어떻게 서술을 했느냐 하면 김개남의 명에 의해서 동학농민군이 약탈과 학살을 자행했다. 그리고 이것이 원인이 돼서 동학농민혁명이 실패로 끝났다. 이렇게 서술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치 동학농민운동이 약탈과 학살을 한 것처럼 이렇게 써놨는데 이건 전형적으로 일제 시각을 반영하는 그런 서술이죠.

◇ 정관용> 기존 교과서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쓰고 있죠? 보통.

◆ 이준식> 제대로 쓰고 있죠. 동학농민군이 잘못된 체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 일어났고 그다음에 동학농민군이 대체로 질서 있게 농민운동을 한 것으로 이렇게 서술하고 있는데. 이 교과서에서는 오히려 다르게 쓰고 있는 겁니다. 이게 문제가 심각한 게 국가에서 얼마 전에 동학농민혁명 관련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도 만들고 또 명예회복시민위원회를 만들어서 동학농민혁명 관련자의 명예를 국가차원에서 회복을 시켜놨는데 교과서는 오히려 그걸 뒤집어서 동학농민군이 마치 폭도의 무리인 것처럼 이렇게 쓰고 있으니까 오히려 국가의 결정을 갖다가 교과서가 뒤집는 거죠.

◇ 정관용> 약탈과 학살의 주범으로?

◆ 이준식> 네.

◇ 정관용> 이게 바로 일제의 논리다. 이 말 아니겠습니까?

◆ 이준식> 네.

◇ 정관용> 독립운동가 특정한 어떤 분이 자기 선조의 독립운동을 폄훼했다, 이런 겁니까? 아니면 독립운동 전반에 대해서 잘못 썼다는 겁니까?

◆ 이준식> 그런 관련자와 좀 연계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요. 이 교과서에서 사실은 그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몇 분이 있는데 대표적인 민족주의자인 안재홍 선생을 사회주의자로 서술을 했다든지. 또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자라는 말이 갖고 있는 무게를 생각한다면 민족주의자를 사회주의자로 하는 규정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명예훼손이죠. 그래서 그런 쪽의 후손들하고 연계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이번에는 교과서에서 직접 이름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이 교과서가 독립운동을 심하게 왜곡 폄하했기 때문에 그럼으로 인해서 독립운동 전반이 지금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 면에서 독립운동가 후손 몇 분이 뜻을 같이 해서 동참을 했습니다.

◇ 정관용> 가장 핵심적으로 독립운동을 왜곡하거나 폄훼한 것은 어떤 내용이라고 볼 수 있을 까요?

◆ 이준식> 이를 테면 그 신채호 선생의 조선민족혁명선언을 썼다는 것은 웬만한 국민이면 다 아는 유명한 얘기 아닙니까? 신채호 선생은 독립운동의 공적이 인정이 돼서 건국훈장 대통령장까지 받으신 분인데요. 이 교과서에서는 신채호 선생이 조선혁명선언을 학생들한테 사료로 이렇게 제시하면서 신채호 선생이 조선혁명선언에서 실력양성운동과 외교운동을 비판한 것이 과연 타당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 당연히 타당하지 않다고 학생들을 유도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해서 신채호 선생의 독립운동 노선을 폄하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교과서에 여러 군데에 발견이 됩니다. 그러니까 독립운동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거죠.

◇ 정관용> 그런 방식으로 의문형으로 학생들한테 제시하는 의도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 이준식> 결국은 이 사람들이 교학사의 교과서 필자들이 강조하는 건 한국 근현대사의 주류가 실력양성운동 그다음에 외교운동 그리고 그 맥을 이어받은 독재정권이 있다고 보는 거니까 요. 그것의 반대쪽에 서 있던 세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부정하고 폄하하는 그런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실력양성, 외교운동을 또 가장 잘한 사람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고. 그래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기술은 굉장히 많고. 그런 것의 연장선상이로군요?

◆ 이준식> 네. 그러니까 실력양성운동을 일제강점기의 실력양성운동을 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제강점 말기에는 회전하지 않습니까? 친일로.

◇ 정관용> 친일로.

◆ 이준식> 네. 친일로 하게 되는 건데요. 이 교과서에서는 실력양성운동을 하는 사람이 나중에 친일한 사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오히려 이제 독립운동가 민족운동가로 부각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 정관용> 위안부 할머님 두 분이 직접이 소송에 참여하셨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김복동 할머님 전화해 지금 모시고 뭐가 이렇게 화가 나셔서 소송까지 하시게 됐는지 직접 이야기를 좀 들어보겠습니다. 김복동 할머님 안녕하세요?

◆ 김복동> 여보세요?

◇ 정관용> 네, 안녕하세요?

◆ 김복동> 네.

◇ 정관용> 날씨도 추운데 어제 금년도 마지막 수요집회하셨죠?

◆ 김복동> 네.

◇ 정관용> 그런데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 우리 위안부 할머님들에 대해서 교과서가 뭐라고 설명했기에 화가 나셨어요?

◆ 김복동> 요새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주려면 과거의 역사를 갖다가 올바르게 가르쳐줘야 하는데 그거 올바르게 가르쳐줘야지 어떻게 그렇게 가르쳐줄 수가 있나.

◇ 정관용> 엉터리로 뭐라고 썼죠? 그 교과서가?

◆ 김복동> ‘따라다녔다’는...

◇ 정관용> 따라다녔다.

◆ 김복동> 또 정신대, 근로정신대에 가다가 중간에 몇 명 갔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자꾸 하니까 살아있는, 증인들이 그냥 살아 있는데 자꾸 그 정부에서는 감추려고 하니까 화가 나는 거예요.

◇ 정관용> 할머님은 일본군에 의해서 억지로 끌려가셨죠?

◆ 김복동> 그렇죠.

◇ 정관용> 몇 살 때 끌려가셨어요?

◆ 김복동> 14살 때요. 14살 때 끌려갈 때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일본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강제적으로 각 군, 면마다 몇 십 명씩 모집을 하라. 그러니까 무작정 힘없고 빽 없는 나이 어린 소녀들을 갖다가 그렇게 끌고 가둬놓고는 이제 와서는 민간인이 했다, 자기네들이 따라다녔다. 그게 말이라고 합니까?

◇ 정관용> 부대가 옮기게 되면 또 억지로 끌고 간 거 아닙니까?

◆ 김복동> 계속 끌고 갔죠.

◇ 정관용> 그걸 따라다녔다라고 표시를 했다?

◆ 김복동> 그게 말이 됩니까?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갖고 자꾸 하는 것을 우리 정부에서 그걸 곧이듣고는. 교과서가 우리들이랑 같은 입장에 했다는 것을 갖다가 안 하니까 이제 화가 나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하루빨리 일본의 사과 이런 것을 받아내야 될 텐데...

◆ 김복동> 그렇죠.

◇ 정관용> 걱정입니다.

◆ 김복동> 그런데 우리 정부도 나는 잘못한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그렇죠. 뭘 제일 잘못합니까?

◆ 김복동> 그것을 갖다가 우리들이 몇 번을 다 말을 하고 증언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 빼먹고 자기네들이 엉터리로 자꾸 교과서에다가 올린다는 것은 우리들도 우리들이지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복동> 커가는 애들을 갖다가 거짓말로 해 가지고 속여가지고 그래 할 수가 있습니까?

◇ 정관용> 이런 교과서를 학생들한테 배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정부, 잘못이다. 이 말씀이고.

◆ 김복동> 잘못이죠.

◇ 정관용> 그래서 법원의 판사에게 이야기를 하신 건데요.

◆ 김복동> 그러니까 법원에 온 법원장도 자기네들이 만약에 자식들이 거기 끌려갔다면 그런 낭설을 하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복동> 올바른 얘기를 가르쳐서 이것을 판결을 지어주면 좋겠어요.

◇ 정관용> 내가 겪은 일 올바르게 좀 가르쳐달라 이 말씀이시죠?

◆ 김복동> 네

◇ 정관용> 할머님 건강 더 조심하시고. 고맙습니다.

◆ 김복동> 네

◇ 정관용> 이준식 연구위원. 지금 첫 번째 따라다녔다라는 표현 그게 어디에 어떻게 등장을 합니까?

◆ 이준식> 교학사 교과서에 실려 있는데요. 이게 수정권고를 받은 사항입니다. 수정을 한 상황인데요. 지적받은 건 원래 용어가 틀렸다고 그래서 한국인 여성, 조선인 여성 이렇게 쓴 게 왜 조선인이냐 한국인으로 쓰려면 한국인으로 쓰고 한인으로 쓰려면 한인으로 쓰는 게 맞다. 이렇게 지적을 받았더니 그것만 싹 고치고요. 그다음에 끌려다녔다는 표현은 그대로 놔둬서.

◇ 정관용> 따라다녔다.

◆ 이준식> 아, 따라다녔다는 표현은 그대로 놔둬서 이게 뉴라이트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한 건데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 이건 자발적으로 계약에 의해서 간 것이지 강제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갖다가 교과서에서 되풀이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쪽은 일부라도 강제성이 있었다는 얘기도 안 합니까?

◆ 이준식> 최근에는 일부는 있었다고 얘기합니다. 대체로는 계약에 의한.

◇ 정관용> 자발적 동원.

◆ 이준식> 네, 자발성을 강조하는 거고요. 최근에는 강제로 끌려갔다는 얘기들이 나오니까 그건 끌려간 사람, 그렇게 증언하는 사람들만 그런 거지.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 자발적으로 갔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조금 아까 김복동 할머니도 말씀하지만 각 군별로, 면별로 몇 십 명씩 할당을 했다. 그래서 강제로 끌고 갔다. 그게 맞는 거죠?

◆ 이준식> 지금 나온 증언 상으로는 다 끌려갔다고 하니까, 끌려간 게 맞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일제 조선총독부하고 일본군, 그 다음에 경찰이 상당히 동원됐다는 사실이 사료로 입증되고 있는데. 그런 사료에 대해서는 무시를 하고. 뉴라이트가 늘 쓰는 말이 자기들한테 불리한 사료가 나오면 늘 사료는 조작됐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건 사후에 조작된 사료지, 원래 사료가 아니다, 이렇게 강변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백보를 양보해서, 극히 일부라도 자발성으로 계약을 맺고 속아서 가신 분도 있긴 있겠죠?

◆ 이준식>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도 속아서 간 거거든요. 대개 일본군 위안부로 데려간다고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정신대라고 계약을 한 겁니다.

◇ 정관용> 근로정신대.

◆ 이준식> 근로정신대로 간다고 하고 보수를 많이 준다 그러니까, 속아서 계약한 경우가 그건 일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조차도 일종의 강제동원이라고 보는 게 지금의 학계의 정설인데요. 그 강제성을 부정을 하는 겁니다.

◇ 정관용> 실제 그 임금도 지급을 하지 않았고. 그렇죠?

◆ 이준식> 네.

◇ 정관용> 그렇게 따라다녔다는 표현. 그리고 또 아까 지적하신 것 보니까 근로정신대로 갔다가 일부만 그렇게 됐다. 이렇게 아마 쓰고 있는 거 아니에요?

◆ 이준식> 그렇게 썼습니다. 그러니까 근로정신대로 동원됐다 그 가운데 일부 여성은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서 희생을 당했다. 이런 식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마치 잘 모르는 학생들이 보면 근로정신대 가운데 일부만 일본군 위안부가 되었구나, 이렇게 오해를 하도록 쓰고 있는 거죠. 이건 뭐 근로정신대하고 일본군 위안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 학계에서 이미 많이 지적이 됐는데요. 그런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모집이나 강제로 끌고 가는 과정도 좀 달랐죠, 시작부터가? 근로정신대를 모집하거나 끌고 가는 방식하고 위안부를 모집하거나 끌고 가는 모습이 달랐지 않습니까?

◆ 이준식> 근로정신대라는 건 그것도 강제동원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일제가 만든 규정에 의해서 그래도 끌고 간 겁니다. 강제동원한 건데. 일본군 위안부라는 건 규정에도 없는, 그야말로 국가권력이 총동원돼 가지고 강제로 동원한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 참 얼마나 할머님의 가슴에 대못을 받는 그런 교과서겠어요. 아니, 내가 따라 다녔다니,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준식> 그렇죠.

◇ 정관용> 이 동학농민군 얘기를 들었고, 독립운동 얘기 들었고, 지금 위안부 할머님들의 얘기를 들었고. 4.3항쟁, 5.18민주화? 이쪽은 또 어떤 왜곡들이 있는 겁니까?

◆ 이준식> 기본적으로 이 교학사 교과서는 어떻게 쓰고 있냐 하면, 현재의 사람들이 공권력에 맞섰기 때문에 그걸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희생이 뒤따랐다, 이런 식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둘 다? 4.3과 5.18 다요?

◆ 이준식> 처음부터 군경이 과잉진압을 해서 거기에 맞서는 사람들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희생이 많이 생겼다, 이렇게 쓰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은 기본적으로 정당했고. 거기에 맞선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식으로 서술을 하고 있고 그다음에...

◇ 정관용> 특히 4.3은...

◆ 이준식> 4.3 같은 경우에는 민간인 희생자의 희생이, 민간인 희생자 수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이 교과서에는 마치 그 숫자가 비슷한 것처럼. 그러니까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와 또는 그 사람들이 말하는 좌익에 의한 군경 희생이 거의 비슷한 것처럼 이렇게 써 놨습니다.

◇ 정관용> 그 숫자도 명기를 안 했어요?

◆ 이준식> 네. 숫자도 안 밝혔습니다.

◇ 정관용> 특히 4.3 부분에 있어서는 출발 부분을 ‘남로당의 봉기’ 뭐 이런 걸로 시작을 하지 않습니까?

◆ 이준식> 네, 남로당의 폭동전술에 의해서 마치 4.3이 일어난 것처럼, 4.3이 발생한 것처럼 쓰고 있는데. 그 정부에서 발산한 4.3 보고서와도 명백하게 배치되는 서술입니다. 그러니까 4.3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국가권력이 잘못 개입을 해 가지고 이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정을 했고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제주도민에 대해서. 그런 사실들을 근본적으로 부정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노무현 정부 때 이루어진 것이라서 인정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 이준식> 교과서 필자가 그렇게 얘기를 했죠. 노무현 정부에 의해서 결정된 것은 자기가 인정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4.3은 여전히 폭동이고요. 좌익에 의한 폭동이고. 아마 광주도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대한민국 정부의 법적 정통성을 각 정부마다 다르게 평가하시는 분이군요, 그분은?

◆ 이준식> 네.

◇ 정관용> 대한민국 정부는 어쨌든 좋은 정권이든 본인이 싫어하는 정권이든, 법적 정통성은 인정해야 되지 않습니까?

◆ 이준식> 그 법적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 정관용> 법이 지금 개정된 것도 아니고. 아까 동학농민군도 얘기하셨지만 4.3, 5.18 다 법률에 의해서 명예회복 되고 보상까지 하고 있는 건데요.

◆ 이준식>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서 구성된 국회에서 다수결로 채택된 법률에 의해서 국가가 명예회복도 하고 진상규명도 했는데 그걸 부정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가처분신청에서는 이러이러한 내용들 때문에 본인들의 인격권을 침해당한다는 걸 구체적으로 소명을 할 텐데. 전망은 어떻게 하십니까? 법원에서 판단을 어떻게 할까요?

◆ 이준식> 법원에서 어떻게 판단을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런데 지금 한 가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교학사 교과서 필자나 아니면 교학사 교과서가 교과서 수정과 관련해서 보이는 행태 중의 하나가, 문제가 되면 그냥 들어내겠다.

◇ 정관용> 삭제한다?

◆ 이준식> 네, 삭제한다. 그렇게 문제가 된다고 하면, 우리는 삭제하겠다, 그렇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교과서를 그렇게 다 빼면, 읽어나갈 수가 있나요?

◆ 이준식> 그래서 교과서가 엉망이 되는 거죠. 그래서 중요한 사실이 중간 중간 빠져버리는.

◇ 정관용> 그러니까 지난번에 교육부로부터 수정 명령을 받은 후에 삭제한 게 많아요?

◆ 이준식> 네.

◇ 정관용> 수정이 아니라 삭제한 게 많아요?

◆ 이준식> 네.

◇ 정관용> 그럼 막 건너뛰네요, 역사가?

◆ 이준식> 그래서 대표적으로 건너뛴 부분이 임시정부와 관련된 부분인데요. 임시정부의 역사는 현행 대한민국 헌법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학생들한테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는데. 그리고 교육부에서 정한 교과서 집필기준에도 임시정부를 기준으로 해서 독립운동을 서술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임시정부를 써야 됩니다. 이 사람들이 임시정부에 대한 생각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번에 수정 권고, 수정 명령을 받고 난 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임시정부를 처리했느냐 하면, 1930년대 임시정부와 관련된 서술이 틀렸다고 지적을 하니까, 그냥 1930년대 임시정부 관련 서술을 갖다가 그대로 삭제를 해 버렸습니다.

◇ 정관용> 아예 없어요?

◆ 이준식> 네. 그래서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아는 얘기지만, 1930년대 임시정부가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학계에서 흔히 장정이라고 부르는데 요. 상해에서부터 출발해서 1940년 충칭에 안착할 때까지 여러 군데로 옮겨 다니면서 힘들게 독립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한테 이렇게 임시정부가 힘들게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려야 되고요. 또 그런 과정...

◇ 정관용> 그게 통째로 없다, 이 말인가요?

◆ 이준식> 통째로 사라졌고. 또 하나 중요한 게 한국광복군 창설 사실이 교과서에서 빠져버렸습니다. 한국광복군이 임시정부의 국군이고, 현재 일각에서는 국군의 날도 임시정부 산하의 한국광복군이 만들어진 날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보일 정도로 한국광복군 창설이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데요. 교과서 수정 지시, 수정 권고를 받고 수정할 자신이 없으니까, 아예 문제가 된다고 지적받은 부분을 갖다가 아예 그냥 통째로 빼버리는 겁니다.

◇ 정관용> 교육부는 이런 저런 수정 지시를 하고. 수정을 한 게 아니라 삭제를 해도, 그럼 됐다라고 하나보죠?

◆ 이준식> 그러니까 제대로 심의를 안 한 거죠.

◇ 정관용> 참, 그나저나 교학사 측의 이 교학사 교과서 편집장이라고 하는 분이 민족문제연구소에 전화를 했다고요?

◆ 이준식> 네.

◇ 정관용> 직접 받으셨어요, 혹시?

◆ 이준식> 아니요. 저는 그때 마침 옆에 있었습니다.

◇ 정관용> 편집장이라는 분이 뭐라고 전화를 했어요?

◆ 이준식> 처음에는 자기 신원을 밝히지 않고요. 이런 저런 게 틀렸다고 그러는데, 왜 틀렸는지 근거를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누구신데 이런 전화를 했더니 교학사 편집장이라고 신원을 밝혔습니다.

◇ 정관용> 확인이 됐어요? 편집장인건?

◆ 이준식> 네. 그래서 온 전화를 봤더니 교학사 전화번호가 뜨더라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준식> 내용인즉슨 편집장이 전화를 한 이유는, 이렇게 틀린 내용이 많다고 하는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는 틀린 내용을 수정할 기회를 줘야 되지 않겠냐. 그러니까 왜 틀렸는지 우리한테 알려 달라, 이런 얘기였습니다.

◇ 정관용> 왜 틀렸는지 근거 자료를 좀 달라?

◆ 이준식> 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오류가 많은 교과서를 냈으면 교학사라는 출판사가 교과서 전문출판사인데요. 수많은 교과서를 냈는데, 본인들이 알 것 아닙니까? 이렇게 오류가 많은 교과서는 처음이라는 걸. 그러면 자체적으로 교과서를 안내는 것으로 결정을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자기들도 왜 틀렸는지 모르고 필자들도 왜 틀렸는지 모르니까 문제를 지적한 쪽에 왜 틀렸는지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좀 낯이 두꺼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참 집필진들이 그런 지적을 받으면 다른 자료를 찾아 가지고 수정할 수 있는 실력이 되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안 되나요?

◆ 이준식> 제가 보기에는 그런 깜냥이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틀렸다고 지적을 하면 왜 틀렸는지 자료를 찾아보고 자신들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면 정식으로 반박을 하면 되는 것이고요. 왜 틀렸는지 사실을 찾아냈으면 자신들 능력으로 고치면 되는데, 그런 능력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 그 편집 회사의 편집 책임자가, 출판사 편집책임자가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그러니 민족문제연구소까지 전화를 하고. 집필진들하고 상의 안 하고 전화를 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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