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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보수층 결집 노려 참배 강행…한, 중 관계 개선은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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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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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전격 결정한 데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1차 총리 임기(2006∼2007년) 중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이 통한'이라며 재임 중 야스쿠니에 참배할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12월26일 취임한 아베 총리는 올해 4월 야스쿠니 봄 제사와 패전일(8월15일), 가을 제사 등 세 차례 주요 계기에 야스쿠니를 방문하지 않고 공물 봉납 등으로 대신했다.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층에 '언젠가 야스쿠니에 갈 것'이라는 믿음을 유지하게끔 하되, 한국, 중국과의 외교 문제를 감안해 '실행'은 미루는 모양새였다.

한미일 공조 복원을 원하는 미국의 '경고'도 중요한 변수였다.

그런 아베 총리가 결국 취임 1주년을 맞아 야스쿠니에 참배하기로 한 것은 우선 이달 초 특정비밀보호법 제정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베 정권이 국민의 알권리 침해 논란 속에 다수 야당과 언론, 여론이 반대하는 특정비밀보호법을 강행처리한 뒤 아베 내각 지지율은 몇몇 조사에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결국,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 해석 변경 등 내년에 추진할 안보 과제들을 앞두고 보수세력들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아베 총리는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개선 전망이 보이지 않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이후 한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한차례도 갖지 못한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의 문은 열려있다'며 한국, 중국 등에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희망했다.

그러나 한국과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역사인식 문제, 중국과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를 놓고 견해차가 워낙 크다 보니 정상회담 전망은 좀처럼 서지 않았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원칙주의적 입장 뿐 아니라 아베 총리가 한국과 중국이 강조하는 현안에 대해 한치도 양보할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게다가 최근 남수단의 한국군 한빛부대에 대한 자위대의 긴급 실탄 제공 이후 한일간에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실탄 지원이 관계 개선에 호재가 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어차피 한국, 중국과의 관계개선 전망이 보이지 않는 바에야 지지세력이 원하는 야스쿠니 참배를 보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행으로 인해 한일, 중일관계는 더욱 바닥을 향해 치닫게 됐다. 더불어 한일정상회담도 기약이 어렵게 됐다.

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시작으로 집단 자위권, 평화헌법 개정 등으로 이어지는 우경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새해 동북아 정세는 더욱 꼬일 전망이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고통받은 한국과 중국에서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곳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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