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총리가 26일 현직 총리 신분으로 7년만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규탄 성명을 내놨다.
여야 의원 100여명으로 구성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 모임'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임의 공동대표인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일본 각료들이 올해만 7차례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하고, 10월 중순에만 일본 여야 의원 150여명이 참배하더니 아베 총리가 기어코 신사참배를 강행했다"며 "소속 의원 100여명은 아베의 신사참배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성전으로, 침략전쟁의 A급 전범을 신으로 추앙하는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며 "한인 2만1,000명, 대만인 2만8,000명의 위패가 무단 합사돼 아직까지도 유족들의 분노와 통곡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동대표인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4가지 사항의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로 한일 관계는 치명적 파탄 위기에 봉착했으며 이 모든 책임은 아베 총리에 있다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는 대한민국 국민을 철저히 무시한 행동이며, 침략의 고통을 겪은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구체적 모욕행위다 ▲우리 정부는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는 물론, 최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기도 등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 제소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회는 일본의 도발행위와 신군국주의에 대한 반대를 재확인하며, 이에 대한 국제적 연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민현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참배 직후 '오늘의 신사참배는 지난 역사 속에서 희생된 일본인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세계적인 리더로서 가야하는 길이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 이상의 망언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광복절 당시 일본 현지 항의방문에 나섰던 민주당 이상민·이종걸 의원 등도 규탄에 나섰다. 이들은 "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잇단 망언,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 전쟁 위안부 존재 부정 등의 상황에서 단행된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망동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7월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간에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길 염원한다'고 말했던 게 얼마나 가식적이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지금이라도 과거사에 대해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다시는 주변국에 상처주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