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00여 개 어린이집과 짜고 보육교사 1만여 명의 직업훈련을 한 것처럼 꾸며 국고보조금 수십억 원을 가로챈 교육개발원 대표와 임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 교육개발원 대표 이모(42)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홍모(38) 씨 등 5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 기관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어린이집 보육교사 직업훈련 교육을 위탁받아, 지난 2009년 3월부터 전국 4만 2527개 어린이집 가운데 3362개 어린이집 원장과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육교사에게 직업훈련을 한 것처럼 전산정보를 조작하거나 대리 수강하는 수법으로, 교사 한 명당 2~3개월 과정에 최소 3만 8000원에서 최대 14만 4000원의 교육비를 약 4년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에 연루된 보육교사는 총 1만 1323명이지만 이들 교사들이 중복으로 교육 과정을 수강해 모두 10만 1323건의 국고보조금 48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직업훈련 과정이 인터넷을 통한 원격 교육이라는 점과, 사업장인 어린이집에서 위탁훈련계약서에 날인한 직인만 있으면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학습과정과 비용 등 훈련비 환급이 되는 점 등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국고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과락자를 교육 과정당 10%씩 만들고, 이들 과락자의 훈련비는 교육기관에서 직접 환급하는 수법으로 관계 기관의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어린이집 원장들은 매년 보건복지부의 보육시설 평가인증시 보육 교사 훈련 내역 등이 있으면 가점을 받을 수 있고, 보육 교사들도 교육 과정 수료 등으로 경력이 인정돼 함께 일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을 고용노동부에 통보해 해당 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3000여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액의 2배를 환수하고, 앞으로 2년 동안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위탁교육이나 각종 보조금 지급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같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집 등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