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사용된 화이트 머니
백지에다 특수 용액을 묻히면 달러로 변하는 일명 '화이트머니'라고 속여 거액을 챙기려 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폐 위조 장면을 보여준 뒤 투자금을 챙기려한 혐의(사기 미수 및 사문서 위조)로 프랑스인 A (35) 씨와 카메룬 출신 B (37)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달아난 공범 나이지리아 국적의 C 씨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귀화한 파키스탄인 D 씨에게 접근해 "화이트머니를 이용해 100달러 지폐 1장당 위폐 2장을 만들 수 있다"고 속여 투자를 유도했다.
A 씨 일당은 지난 9월 말 D 씨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로 부른 뒤, 미화 100달러 지폐 앞뒤로 붙인 화이트머니에 특수 약품을 바르자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10만 달러를 가져오면 투자 금액의 2배를 주겠다"고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지폐 위조 시연은 실제로 지폐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미리 숨겨뒀던 진폐를 바꿔치기하는 눈속임에 불과했다. 실제로 시연에 쓰인 화이트머니는 평범한 '흰색 복사용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진폐에 붙인 화이트머니에 요오드 용액을 바르고, 이를 담그면 거품이 나는 특수 용액에 넣어 피해자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진폐와 화이트 머니를 바꿔치기했다"고 진술했다.
화이트 머니를 자외선 감별기로 비춘 모습. 백색 잉크로 미리 100달러 모양을 찍어놔 피해자를 속일 수 있었다.
이들은 또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위폐를 가려내는 자외선 감별기도 동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