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호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원내대변인이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논평하더니 어제(11일)는 당 사무총장이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고 이정희 대표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도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공개적인 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를 지나치게 본다거나 과잉대응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새누리당은 왜 '박근혜씨' 발언에 발끈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구체적인 발언을 들어봤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집회 참석을 안했으니까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을 통해서 들어봤다.
이정희 대표가 처음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한 건 아니고 처음에는 '박근혜 정부'라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박근혜 정권'이라고 한다. 그 다음에 '박근혜씨'라는
언급을 한다.
이정희 대표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 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면서 '박근혜씨'라는 발언을 세 번한다.
이정희 대표는 "정권 비판한다고 야당에 대해 내란음모죄 조작하고 정당 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 씨가 바로 독재자 아니냐"라며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 1인정당 독재정당 아니냐?"고 말한다.
▶ 새누리당이 문제를 삼은 부분이 박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한 부분이냐?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자료사진
= 그렇다.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들이 이정희 대표의 '박근혜씨' 발언을 문제 삼아 논평을 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통진당 이정희="" 대표,="" 석고대죄해도="" 모자르다="">는 제목의 브리핑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국민이 인정한 공당의 대표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 대중 집회에서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지칭한 이정희 대표는 통진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엔 부적격자다"라고 논평을 했다.
홍 대변인은 "공당의 대표는 그에 맞는 격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분노와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고 해서 국가지도자에게 막말을 뱉어내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통진당의 현실"이라며 "국민께 사죄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르다. 국기문란. 내란음모에 휘말린 것만 가지고도 이정희 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마땅하다"라고 밝혔다.
강은희 원내대변인도 <이정희 대표,=""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국가원수 모독’에 또다시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지금 국기 문란, 내란음모의 죄만으로도 자숙하여야 할 이정희 대표는 대중 집회에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지칭하여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강 대변인은 "이정희 대표의 연설은 국가지도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몰염치함의 극치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헌재에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중인 상황에 이정희 대표는 삭발식과 3보 1배를 하여 정치선동 퍼포먼스를 벌일게 아니라 조용히 자숙하여야 할 때이다"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어제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발언까지 했다.
홍 사무총장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박근혜씨는 독재자' 발언 논란에 대해 "이 대표가 했던 대통령에 대한 막말은 국민으로부터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개적으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절 대꾸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자국의 대통령에 대해 너무한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이는 비판이 아니라 모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새누리당이 상당히 격앙돼 있는데 왜 이렇게 발끈하는 거냐?
이정희 대표.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현직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하면서 독재자라고 부르니까 그걸 비판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이 어제(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보면 새누리당이 왜 발끈하고 있는지 속내가 드러난다. 홍 사무총장은 "통진당은 집회에서 박 대통령을 '씨', '공주',
'독재정권' 등 입에 담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박근혜씨'라는 말보다는 '공주'니 '독재자'니 '여왕'이나 하는 언급에 대해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10일에는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들이 '석고대죄'니 '국가원수 모독' 이니 하는 논평을 했고 11일에는 당 사무총장이 이정희 대표를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발언까지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정희 대표의 발언을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정희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로 수세에 몰려있는 걸 공세로 전환해 야권을 공격하는 계기로 삼으려한다는 것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새로운 소재를 기다리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를(이정희 대표의 '박근혜씨' 발언) 호재로 보고 키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나 결례를 참지 못하는 새누리당의
과잉충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35명이 지난 7월 민주당 이해찬 의원에 대해 징계안을 제출했는데
이 의원은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민주당 충청권 당원보고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칭한 게 논란의 원인이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7월 11일 이른바 '귀태 발언'을 했다가 새누리당이 모든 원내 일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강경대응을 하자 사과와 함께 원내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나 언급이 나오면 야당에 대해 막말이니 명예훼손이니
모독이니 하면서 강경대응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 새누리당의 반응이 지나치다는 얘기냐?= 그렇다. 새누리당의 반응을 두고 '과민반응' 이라거나 좀 지나치다는 반응들이 많다. SNS나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새누리당의 반응 특히 '석고대죄'라는 논평이나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는 반응에 대해 '과잉충성'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이정희 대표가 잘못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여당이 호칭을 문제 삼아서 '석고대죄' 운운하며 비판하는 건 과민반응"이라며 "새누리당의 과민반응은 오히려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하는 것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이나 주변에서는 대부분 잘못된 발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대응도 지나치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새누리당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잘못됐다는 걸 아는데 새누리당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ssaribi)에 "<그럼 각하라="" 부르리까?="">'박근혜씨'가 막말? 새누리당 과거를 돌아보라 http://t.co/T7fCrW3s4S...아니면 여왕이라 부르리까? 노대통령을 노가리라 욕설까지 퍼부었던 환생경제는? 당신들의 더러운 입부터 씻고 말하시라!"라고 비판했다.
▶ 사실 새누리당이 야당시절 더 지나친 발언도 하지 않았나?= 그렇다. 새누리당이 야당시절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발언보다 더 심했다는
그런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트위터(@patriamea)에 "통진당 이정희 의원이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불렀다고 새누리당이 난리다. 그래? 당장 기억나는 두 가지 예만 든다"며 "2003.9.3.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의원, <"내 가슴 속에는 노무현을 이 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이 지조를 바꾸지 않고 나간다면 우리 당은 노무현의 퇴임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국 교수는 이어서 <2003.10.23.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준표 의원, "지난 대선은 노무현이 조직폭력배 호텔업자 등의 불법적인 돈을 끌어다 치른 추악한 사기극이었다">는 발언을 했다고 소개하면서 "반대파 대통령이라도 공적 자리에서 '대통령' 호칭 붙여주는 것이 예의다. 그러나 노통에게 '씨'조차 붙이지 않았던 사람들은 '씨'를 붙인 이정희를 예의 운운하며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은 홍성규 대변인은 어제(11일) 현안논평에서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쏟아냈던 믿기 힘든 막말들은 새까맣게 잊은 것이냐"며 "국가원수 모독은 새누리당이 전문 아니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홍 대변인은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2005년 5월 '정치공작에 의해 태어난 정권은 태어나선 안 될 정권이고, 태어날 가치도 없는 정권'이라며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을 미숙아에 비유해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지’란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라고 전했다.
홍 대변인은 "2003년 7월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과연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나는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말했고 김무성 의원은 2003년 9월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새누리당이 했던 국가원수 모독사례를 언급했다.
트위플 @tg***2004는 "김무성, 홍준표는 노무현~노무현이라고 하면 되는 것이고 박근혜는 대통령을 빼고 박근혜씨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원리를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면 되는지 새누리당에게 묻고싶다"고 비판했고, @kan***aq 는 "노무현 대통령을 '노무현씨'도 아니고 '노무현이'로 부르던 자들이 '박근혜씨'라는 말에 부르르 떠는 이유를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난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문순C, 원순C는 오히려 자처하는데 말입니다. 어쩜 달라도 이리 다를까요"라는 트윗을 했다.
▶ 공당의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을 '씨'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것 아닌가?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그 점은 분명히 잘못된 발언이다.
이정희 대표의 연설내용을 들어보면 연설을 하던 도중 흥분하거나 해서 한 발언이 아니고 작심한 듯한 발언이었다. '박근혜씨'라고 칭하는 게 의도됐다는 얘기다. 누가 민주주의자이고 독재자이냐를 언급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인데 '박근혜가 독재자', '박근혜를 씨를 여왕으로' '박근혜 독재세력' 등의 언급은 처음부터 준비된 발언이었다.
정치평론가들도 이정희 대표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공당의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명백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강조를 했다.
그렇지만 대통령을 직책을 붙이지 않고 이름에 '씨'자를 붙이는 건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왕조시대도 아니고 독재시대도 아니니까 그렇게 부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고 공당의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할 얘기는 아니라는 얘기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면서 새누리당의 과잉대응을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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