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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오클랜드서 흑인 시위 격화…곳곳 폭력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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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돌ㆍ병에 경찰 최루탄 대응, 현장서 23명 연행

 

흑인 소년을 쏘아 살해한 히스패닉계 지미 짐머만(30)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미국 전역에서 열린 흑인들의 항의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지만 캘리포니아주 북부 오클랜드와 남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폭력 행위가 벌어져 긴장이 고조됐다.

16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은 두 도시에서 밤새 시위대 일부가 폭도로 변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 가운데 흑인 비중이 가장 많은 도시이고 로스앤젤레스는 1965년 이른바 와츠 폭동과 1992년 로드니 킹 구타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폭동 등 두차례 대규모 인종 폭동을 겪은 바 있어 경찰의 긴장도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시위대 일부는 거리로 뛰쳐나와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를 공격하기도 했다. 오클랜드에서는 10대를 포함해 적어도 9명이 경찰에 공격용 무기 소지와 공무 집행 방해, 재물 손괴 혐의로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6명의 청소년을 포함해 14명이 철창 신세를 졌다.

이 가운데 폭동 선동 혐의자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150명 가량이 평화적인 시위 대열에서 벗어나 시내 중심가로 진출해 불을 지르고 창문을 깨는 난동을 부렸다. 시위에 참가했던 추아테목 네그레테(22)는 시위대 일원이 돈을 뺏고 위협했다면서 "너무 무서웠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말했다.

한인 타운에서 머지않은 크렌쇼 대로의 월마트에 침입했다가 폭동 진압 장비를 갖추고 출동한 경찰에 도착하자 도주한 시위대도 있었다.

한 목격자는 폭도들이 가게 안에 들이닥쳐 상품을 마구 밖으로 내던졌고 일부는 보석 가게 진열장 유리를 깨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상가에서 쇼핑하던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달아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오전 9시에 정상 영업에 들어간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큰 피해나 인명 사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도 봉변을 당했다.

CBS 로컬 채널 데이브 브라이언과 ABC 지역 방송 영상 기자는 누군가가 뒷머리를 때리고 달아난 통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카메라에 포착한 화면에는 2명의 괴한이 어둠 속으로 황급히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오클랜드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하다 한때 고속도로까지 진출하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는 도로 시설물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를 하고 차를 가로막으면서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과격 행동을 벌였다.

시위대는 밤이 되면서 더 과격해졌다.

밤 11시가 가까와지자 시내 빌딩 3곳을 습격해 창문을 깨기 시작했다.

즉각 경찰이 개입하면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몸싸움도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병을 마구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식당 종업원 한명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입하려는 폭도를 막으려다 머리를 망치로 얻어 맞아 응급차에 실려갔다.

인종 폭동에 민감한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폭력 시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찰리 벡 로스앤젤레스 시 경찰국장은 전날 밤 흑인 시위대가 몰렸던 지역에 경찰을 증원 배치하고 "공격적으로 시위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정당한 지시와 안내를 따른다면 시위를 허용하지만 불행하게도 어젯밤은 그렇지 않았다"고 강력한 진압을 예고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몇명 되지도 않는 악당이 시위를 틈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하며 폭력을 쓰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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