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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10일 새벽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윤 대변인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밤 10시쯤(한국시간 8일 오전 10시)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 워싱턴 대사관 인턴으로 근무 중인 A양(21)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이에 A양은 다음날 오후 미국 워싱턴D.C 경찰국에 이같은 사실을 신고했고 미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워싱턴D.C 경찰국의 사건보고서(eventreport)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백악관 인근 ''W'' 호텔에서 해당 여성의 엉덩이를 허락없이 ''움켜쥔''(grab)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파장을 알아차린 윤 대변인은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먼저 귀국하겠다"고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관련 보고를 전해들은 박 대통령은 윤 대변인에게 귀국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 대변인은 미 의회연설 등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참가하지 못한 채 이날 급히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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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워싱턴 교민사회에 퍼지기 시작했고 한국시간으로 지난 9일 오후 CBS노컷뉴스는 워싱턴 교민 B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입수했다.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확인 취재를 마친 CBS는 최종적으로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밤 9시부터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한결같이 전화가 꺼져있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언론을 상대하지 말라는 철통보안령에 따른 것으로 보였다.
CBS노컷뉴스는 그렇지만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0시 30분 "청와대 고위관계자 성추행 의혹으로 급거 귀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으로 내보냈다. (
[단독] 靑 고위관계자, 방미중 성추행 연루 의혹, 急 귀국)
기사를 읽어보면 고위관계자는 윤창중 대변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때부터 청와대는 비상이 걸렸고 LA에 머물고 있던 현지 대통령수행단도 발칵 뒤집혔다.
수행취재중인 청와대 출입기자들도 CBS노컷뉴스 보도가 맞는지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CBS노컷뉴스가 윤창중 대변인의 워싱턴에서의 여성 인턴 직원 성추행을 어떻게 알았느냐에서부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미국의 박 대통령수행팀에서는 전화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변인이 자진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경질시키자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박 대통령은 윤 대변인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며 전격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냈고 대통령을 수행중이던 이남기 홍보수석을 통해 윤창중 대변인 전격 경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개인적으로 불미스런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며 "정확한 사유는 주미대사관의 조사를 통해서 추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때가 10일 새벽 2시 40분이었고 CBS노컷뉴스 단독보도가 나간 지 2시간여, 윤 대변인의 성추행이 발생한지 40여시간이 지난 뒤였다.
귀국 준비로 짐을 꾸리던 수행 기자들이 다시 노트북을 꺼내 기사를 송고했다. 조간들은 모두 기사 마감을 한 뒤라 윤창중 대변인 관련 기사를 송고할 수조차 없었다.
때문에 조간신문들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이라는 기사를 이날 아침자에 실을 수가 없었다. 1면톱 기사를 놓친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방미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함구령을 유지해 윤 대변인의 경질 발표를 박 대통령이 귀국한 뒤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언론에 걸리지 않았다면 윤창중 대변인은 지금 이 시간(10일 오전 10시쯤)에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