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1년, 촛불혁명은 이제 미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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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끌어내린 자신감 일상으로…정경유착·사회갈등 과제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지난해 3월 10일 오전 안국역 주변에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1년간 시민들도 역동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 "할 수 있다"…청원 폭발·미투 토대

2016년 10월 27일부터 지난해 3월 11일까지 5개월간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이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게 나라냐"며 자괴감과 분노에 휩싸일 당시와는 180도 달라졌다.

최근 다시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박모(26) 씨는 "국민들이 '우리가 직접 끌어내렸다'고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그러면서 부조리한 일이나 비리 같은 일에도 적극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19) 양은 "촛불집회 때는 나라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젠 달라졌다”며 "그동안 관심 없었던 정치나 사회 이런 것에도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9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시민포럼과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등의 주최로 열린 탄핵 1주년 기념 국회-시민사회 대토론회(사진=이형탁 수습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청와대 청원에 참여하는 시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습이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커진 근간에는 이런 경험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고려대 사회학과 윤인진 교수는 "한국사회가 보다 더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게 된 계기가 바로 탄핵이었다"며 "권력이 각계를 휘둘렀던 적폐는 이제 청산되고 있고, 미투 운동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박명림 교수는 9일 국회 토론회에서 "특히 정치적 효능감을 확인한 청년, 광장세대는 앞으로도 자기 철학을 발현하고 공적인 영역에서 역할을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353일만에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국정농단, 정경유착 재판은 진행형…대립과 갈등은 우리사회 숙제

반면 채용비리 등 끊이지 않는 정경유착 소식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 등을 두고, 시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한 판사나 사법부 블랙리스트 같은 경우 국민들 입장에선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자원외교에 소극적인 검찰의 모습을 보면 다소 아쉽다"고 꼬집었다.

촛불집회 최다참가자(127회)로 이름을 알린 이민주 씨는 "권력과 재벌의 뒤를 봐주는 사법부, 상납과 특혜가 넘치는 정경유착, 사유독재화된 언론들 이런 것들 때문에 촛불항쟁이 시작했다"며 "고쳐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국정농단과 탄핵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과 사회 갈등은 여전히 광장의 충돌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 민주주의가 이런 과제들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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