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쇼크 속 "미투 운동 멈춰선 안돼, 낙인찍기 본질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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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걱정돼, 인민재판식 선정적 보도 자제해야"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던 배우 조민기가 9일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 한 오피스텔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팀이 현장 감식을 마치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배우 조민기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미투 운동에 나선 문화예술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관계자들은 조씨의 자살로 피해자들이 더 큰 상처를 받을까 우려하면서 미투 운동이 가해자에 대한 인민재판 식으로 흘러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극계 한 연출가는 "소식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피해자분들 걱정이 제일 먼저 된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피해자들에 대한 제대로된 사과 없이 이런 식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다시한번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을 마치 여론재판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문제"라며 "미투 운동은 지금까지 겪어왔던 고통을 고발하고 잘못된 사회문화를 바꾸려하는 데 있는 것이지 누군가를 낙인찍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연출가는 "어떤 인물의 추악함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바로 옆에 있는, 내 주변에 있는 부조리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 미투 운동의 핵심"이라며 "언론도 선정적인 보도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방혜영 연출가는 자신의 sns에 "피해자들이 죄책감을 느낄까봐 겁이 난다"며 심리적 충격을 걱정했다.

방 연출가는 "피해자들은 조민기가 법의 심판을 받길 원했지, 그 누구도 그의 자살을 원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역시 말해주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라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이를 빌미로 미투 운동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사람들이 잘못된 공격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미투는 죽음을 바라는 운동이 절대 아니다. 죽음은 스스로의 선택"이라며 "미투는 이 사회가 개인의 정신과 육체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인식으로 바꿔내는 과정이고 이제 그 운동의 첫발을 뗐을 뿐이다.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의 선정성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 평론가는 "피해 사례들을 상품 널어놓듯이 보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지극히 선정적이고 모욕적인 기사들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해 사실을 전달하고 확산하는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뭘 바꿔야할지를 고민하고, 미투에 대한 구체적인 원칙이나 행동 수칙을 정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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