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입대를 피할 목적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 신체에 상처를 입힌 황당한 2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2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신체를 손상한 뒤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입대를 기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이 모(22)씨를 구속하고 공범 고 모(26·다른 사건으로 구속중)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1월28일 오후 2시, 부산진구 전포동 한 공원 도로에서 고 씨가 모는 SM5 차량에 일부로 부딪혔다.

이 씨는 당시 사고로 좌측무릎관절염좌 등으로 전치 4주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같은달 30일 부산지방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의무를 기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지금까지 4차례나 병역연기를 했지만, 더이상 방법이 없자 평소 알고 이내던 고 씨와 짜고 일부러 사고를 냈으며, 미리 연습을 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 씨는 고의로 낸 교통사고로 입영연기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묻힐뻔한 이 사건은 교통사고 장면을 촬영할 당시 인근에서 구경하던 이 씨의 한 친구가 병무청 홈페이지에 제보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당시 이 씨 등 2명이 고의 사고를 낼 때 인근에 남, 녀 친구들 5명이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구경하고 있었던 알려졌다.

이들은 앞서 서로 짜고 보험사기 등으로 돈을 챙겼지만, 돈 배분과 여자친구 문제 등으로 갈등이 깊어지자, 일당 중 한 명이 병무청에 고의 사고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이씨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실제 사고를 내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이 영상은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산진구의 한 공원 도로에서 이씨가 시속 약 50km 속도로 달려오는 차량에 부딪혀 공중으로 떠올라 한 바퀴 돈 뒤 땅바닥에 떨어지는 섬뜩한 장면을 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보험사기를 저지른 정황을 확보하고, 이 씨 등의 주위 인물에 대한 조사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