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판결한 '축협 정몽규' 사건…경찰은 2년째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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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문체부의 정몽규 징계 정당 판결
클린스만 선임에 위법 개입했다 판단
경찰도 2년 전부터 업무방해 수사 중
법원 판결도 나왔지만, 경찰은 결과 아직
경찰 처분 평균 64일…2년 수사 이례적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황진환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황진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년째 공전하는 사이, 고발장 접수보다 1년이나 늦게 시작된 행정재판의 1심 결과가 먼저 나왔다. 통상적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재판이 경찰 수사보다 먼저 끝날 만큼 수사가 늘어지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대한축구협회(축협)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를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 취소' 소송에서 축협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회장을 중징계하라는 문체부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감독추천 권한이 있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정 회장이 감독후보자면접을 본 것이 모두 위법한 절차라고 판단한 것이다. 정 회장의 후보자 면접이 공식 절차가 아닌 단순 면담이었다는 축협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가 판단한 핵심 쟁점은 현재 경찰 수사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024년 2월 정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수사하고 있는데, 지금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1월 문체부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법원에서도 이번에 문체부 승소 판결까지 내렸는데도, 경찰만 정 회장 고발 사건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4년 2월 13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정 회장을 강요와 업무방해, 업무상배임 등으로 고발했다. 당시 서민위는 "정 회장이 축협 관계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연봉 220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로 임명했다는 것은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하지 않을 때는 2년 반 동안 지급해야 할 금액이 550만 달러(한화 약 75억 원)다. 공적인 돈으로서 피고발인의 일방적 결정에서 빚어진 연봉 계약은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문체부 감사 결과나 행정법원 판단 등이 업무방해죄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감사나 행정법원의 판단은 형사 처벌을 위한 경찰의 수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이 전강위를 속이거나 강요해 감독 선임 절차를 방해하려는 고의성까지 입증돼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회장 사건 처분이 늦어진다는 점은 경찰 수사 전반의 평균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감사원의 지난해 11월 정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찰이 1차 처분을 내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63.9일이었다. 수사 난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지능범죄 사건도 평균 102일이면 결론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이상 소요되는 사건은 통계에 없었다. 정 회장 사건에 대해서만 경찰 수사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연합뉴스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연합뉴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자로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았다. 하지만 전술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아시안컵 준결승 직전 불거진 선수단 갈등을 방치했다는 논란 등이 연이어 나오며 부임 1년 만에 경질됐다.
 
이후 문체부는 지난 2024년 11월 축협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축협은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정 회장은 축협회장 선거에 재출마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월드컵을 2개월 앞두고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등에 대해 정 회장과 축협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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